전광훈 풀어준 판사, 이번엔 몰취 보증금 2000만 원 깎아줬다

주영민 / 기사승인 : 2020-09-07 15:4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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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보석 취소하고 보석보증금 3000만 원 몰취"결정
법조계 "재량이라지만, 전액 몰취 안 한 건 깎아준 것"
전광훈 목사가 결국 재수감됐다. 법원은 7일 그의 보석을 취소하고 보석 보증금 3000만 원을 몰취했다. 사유는 보석 조건 위반이다. 

전 목사는 보석으로 풀려난 뒤 '국민 밉상'으로 찍혔다. 광화문 집회를 주도하며 정부의 코로나19 방역을 조롱하고 훼방하는 일을 버젓이 벌여 국민적 공분을 일으켰다.

이런 이유로 검찰이 보석 취소를 신청한 건 지난달 16일. 그러나 법원은 미적거렸다. 보석 취소를 결정하기까지 3주가 걸렸다.

게다가 몰취한 보증금은 3000만 원으로, 보증금 전액이 아니다. 애초 보석 보증금은 5000만 원이었다. 2000만 원을 깎아준 것이다. 몰취(沒取)란 법원이 물건의 소유권을 박탈해 국가에 귀속시키는 것을 말한다.

▲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 [UPI뉴스 자료사진]

전 목사는 보석보증금을 3000만 원은 현금으로 냈고, 2000만 원은 보석보증보험증권으로 대신했다.

보석보증보험은 보험사가 보증금을 대신 내주기로 약정하고 수수료를 받는 상품이다. 보석 허가를 받은 피고인은 단 몇만 원 정도의 수수료만 내고 보험사에서 보증서를 받아 법원에 내는 것으로 보증금 납입을 갈음할 수 있다. 만약 피고인이 보석조건을 어겨 몰취될 경우 보험사는 법원에 보증금을 대신 내주고 피고인에게 구상권을 청구한다.

그러니까 재판부는 전 목사가 보석 조건을 위반해 보석을 취소한다면서도 보석보증금 전액이 아닌, 3000만 원만 몰취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 때문에 전 목사를 보석으로 풀어줬던 재판부(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 허선아 부장판사)가 보석을 취소하면서도 '봐주기'를 한 것이란 비판이 나온다.

통상적이라면 5000만 원 전액 몰취하는 것이 정상이라는 게 법조계 중론이다. 3000만 원만 몰취한 것은 재판부 재량으로 깎아준 것이란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부장판사 출신 한 변호사는 "보석보증금 몰취는 판사의 재량이다. 전액을 할지, 일부를 할지, 아니면 아예 하지 않을지 판사의 재량"이라면서도 현금으로 낸 3000만 원만 몰취한 것에 대해 "판사가 봐준 것 같다"고 말했다. "5000만 원 전액 몰취하면 나머지 2000만 원은 보험사가 먼저 법원에 낸 뒤 전 목사에게 구상권을 행사하면 되는데 이 부분은 판사가 깎아준 셈"이라는 것이다.

전세준 법무법인 제하 대표변호사도 "몰취 결정은 재판장의 재량이지만, 보석보증금 전액을 몰취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일부만 몰취한 사례를 본 적이 없을 정도"라고 지적했다.

이어 "만약 재판부가 현금으로 낸 부분만 몰취한다면 보증보험을 통해 처리하지 누가 전액 현금으로 납부하겠느냐"며 "법원실무적으로 나중에 추가로 몰취하는 게 아니라면 깎아줬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지역 법원 현직 부장판사 S씨도 "통상 보석조건을 잘 지키기 때문에 보증금을 몰취하는 일은 드문데, 몰취한다면 전액 하는 것이 상식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UPI뉴스 / 주영민 기자 cym@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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