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을 위한 미술 전시 열린다

김지원 / 기사승인 : 2020-09-22 14:2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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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모두를 위한 미술관, 개를 위한 미술관'
적록색맹인 개 특성 및 눈높이 맞춘 작품 전시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이 사상 처음으로 미술관에 반려동물인 '개'를 초대한다. 반려견과 함께 볼 수 있도록 국립현대미술관이 마련한 전시 '모두를 위한 미술관, 개를 위한 미술관'을 통해서다.

▲ 국립현대미술관 마당에 펼쳐진 '모두를 위한 미술관, 개를 위한 미술관' 전시의 모습.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코로나19에 따른 미술관의 휴관으로, 이번 전시는 25일 유튜브 채널을 통해 먼저 공개할 예정이다. 사회적 거리 두기 조치에 따라 일정이 달라질 수 있지만, 오프라인 전시 기한은 일단 10월 25일까지다.

이번 전시는 국립현대미술관이 추구하는 목표인 '모두를 위한 열린 미술관'의 일환이다. '모두'의 범위가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담겼다.

한국에서는 전체 가구의 약 30%가 반려동물과 살고 있으며 동물과 인간이 함께 누릴 수 있는 공간과 장소는 점차 확대돼가고 있다. 전시는 미술관 역시 개와 그 가족이 함께하는 공간이 돼 반려동물이 공적 장소에서도 가족이자 사회 구성원으로 인정될 수 있는지 질문한다. 나아가 인간 중심으로 구축된 미술관이 비인간(non-human)을 어디까지 고려할 수 있는지 실험할 기회가 될 예정이다.

특히 이번 전시는 몇 가지 주제어를 바탕으로 전시·퍼포먼스·스크리닝 세 부분으로 나뉘어 구성됐다. 국내외 작가 18명(팀)의 미술품 25점과 영화 3편으로 전시장과 계단, 마당을 꾸몄다.

미술관 마당에 설치된 조각스카웃의 작품 '개의 꿈'은 개와 인간의 협동 스포츠인 도그 어질리티(dog agility, 장애물 경주)에 사용되는 기구와 비슷한 조각들을 통해 반려견을 위한 놀이터를 꾸몄다. 건축가 김경재가 개를 위해 제작한 공간 '가까운 미래, 남의 거실 이용 방법'은 탁자와 의자 다리를 없애거나 낮추는 방법을 통해 개와 인간의 눈높이를 맞춘 거실을 보여준다. 이 밖에도 조경가 유승종은 식물과 자연을 과감하게 전시실로 가져온 '모두를 위한 숲' 등을 전시한다.

▲ '모두를 위한 미술관, 개를 위한 미술관' 전시의 모습.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퍼포먼스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인간 중심적인 상태를 벗어나 다른 무엇이 되기(becoming)를 시도하는 김정선x김재리의 '신체풍경' 등의 퍼포먼스 프로그램이 진행될 예정이다.

'개, 달팽이 그리고 블루'라는 제목으로 영화 3편을 선보이기도 한다. 영화 전체가 단 하나의 색으로 구성된 데릭 저먼(Derek Jarman)의 '블루'(1993), 달팽이와 비올라 연주자가 비올라 활을 중심으로 상호 영향을 주고받는 순간을 관찰한 안리 살라(Anri Sala)의 '필요충분조건'(2018), 감독의 애견 록시의 눈을 통해 눈먼 인간 세계의 고통과 작별하는 법을 말하는 장뤼크 고다르(Jean-Luc Godard)의 '언어와의 작별'(2014)이 상영된다.

이번 전시작에는 노란색과 파란색이 유난히 많다. 빨간색과 녹색을 보지 못하는 개의 특징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해당 프로젝트를 위해 건축, 운영 등 미술관을 둘러싼 많은 것을 고민했다. 개의 지각과 인식, 습성과 감정 등을 알기 위해 설채현, 조광민 수의사의 자문을 받았다. 개를 위한 건축과 조경 마련에는 김경재 건축가와 유승종 조경가가 참여했다.

한편 25일 공개되는 온라인 영상에서는 전시를 기획한 성용희 학예연구사의 전시설명, 참여 작가 인터뷰를 비롯해 작가들의 개가 직접 전시장을 방문한 모습도 볼 수 있다.

UPI뉴스 / 김지원 기자 kjw@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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