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에 면죄부 준 '정치검찰' 김홍일·최재경·김기동…윤석열도?

장기현 / 기사승인 : 2020-11-03 20:2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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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과 특검의 '이중 면죄부'…13년 만에 뒤바뀐 결과
BBK 수사 검사들의 승승장구…'윤석열' 이름도 등장

이명박(MB·79) 전 대통령이 2일 서울동부구치소에 재수감됐다. 대법원은 지난달 29일 다스 비자금 횡령과 삼성에서 거액의 뇌물을 받은, 그의 죄값으로 징역 17년형을 확정했다. 그는 끝까지 사과하지 않았다. 되레 "나를 구속할 순 있어도 진실을 가둘 수는 없다"고 큰소리쳤다.

그러나 너무나 '지체된 정의'였을 뿐이다. 그 뻔한 진실이 드러나는데 13년이 걸렸다. 2007년 대선후보 검증 국면에서 검찰이 제대로 수사했다면 그때 이미 드러났을 진실이었다. 그해 검찰은 교묘하게 그에게 면죄부를 줬다. '정치검찰'이 대선판에 뛰어들어 이명박 대통령 만들기를 거든 꼴이었다. 이후 출세가도를 달린 그들은 지금 아무런 말이 없다. 시간이 너무 지나 법적 책임도 지지 않는다. 
 
검찰과 특검의 '이중 면죄부'…13년 만에 뒤바뀐 결과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자리를 두고 이명박·박근혜 두 후보가 격렬히 다투던 때에 이 전 대통령의 도곡동 땅과 다스, BBK 관련 의혹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사실상 서울 도곡동 땅과 다스, 그리고 BBK는 하나로 얽혀 있었다.

▲ 횡령 및 뇌물수수 혐의로 징역 17년형이 확정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2일 수감 절차를 밟기 위해 서울 논현동 자택에서 서울중앙지검으로 연행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도곡동 땅 매각대금 8억 원이 다스 설립비용으로 들어갔고, 다스는 BBK에 190억 원을 투자했다. 돈의 흐름만 보면, 도곡동 땅의 주인이 다스를 거쳐 BBK의 주인이 되는 구조다. 같은 논리로 BBK에서 벌어진 주가조작과 횡령의 책임이 다스를 통해 도곡동 땅 주인에게 돌아가는 상황이었다.

2007년 대선을 2주 앞둔 12월 5일 검찰은 이명박 후보에게 날개를 달아준 수사결과를 내놓았다. 서울중앙지점 김홍일 3차장검사-최재경 특수1부장-김기동 특수1부부장으로 구성된 수사팀은 '혐의 없음'으로 이 후보를 불기소 처분했다.

당시 김홍일 3차장은 도곡동 땅과 연결된 다스의 실소유주 의혹에 대해 "이명박 후보의 것이라고 볼 만한 뚜렷한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검찰이 이 후보를 '무혐의' 처분하자 당시 대통합민주신당은 이들 검사 3인에 대해 탄핵소추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당시 검찰은 이 전 대통령과 그의 측근인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이 일하는 공간에서 주가조작이 이뤄졌다는 증언과 정황을 묵살했다. 심지어 이 전 대통령이 2000년 광운대 특강에서 "BBK라는 투자자문회사를 설립했다"고 직접 말한 것도 '말실수'로 치부했다. 2주 뒤인 12월 19일 이명박은 역대 가장 큰 표 차이로 대통령에 당선됐다.

대통합민주신당은 대선 이틀 전 한나라당이 불참한 가운데 '이명박 특검법'을 통과시켰다. 대통령 당선인을 상대로 한 사상 초유의 특검이었다. 특검으로 임명된 판사 출신 정호영 변호사는 "도곡동 땅이 누구 것인지를 밝히는 것이 수사 목표"라고 말했다.

정호영 특검팀은 "도곡동 땅은 이상은 씨 것이 맞다"고 결론 내리며, 또 다시 이명박 당선인에게 면죄부를 줬다. 이명박 당선인 조사는 단 한 번으로 끝났다. 정호영 특검과 한정식집에서 꼬리곰탕을 먹는 방식으로 2시간 만에 마쳤고, 이로 인해 그는 '꼬리곰탕 특검'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당시 특검팀은 다스에서 100억 원대 비자금이 조성된 사실을 밝혀냈지만 이를 발표하지도, 검찰에 이첩하지도 않았다. 비자금을 추적하면 다스의 주인이 드러날까봐 사건을 은폐한 꼴이다. 2018년에 사건을 은폐한 정호영 특검에 대한 수사가 진행됐지만, 공소시효가 지나 처벌받지 않았다.

BBK 수사 검사들의 승승장구…'윤석열' 이름도 등장

검찰과 특검의 봐주기 수사로 이 전 대통령의 도곡동 땅과 다스, BBK를 둘러싼 의혹은 사라졌고 실체적 진실은 묻혔다. 2007년과 2008년 검찰과 특검에 참여했던 검사들은 이후 검찰 요직을 차지하며 승승장구했다.

▲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달 22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수사 결과를 발표했던 김홍일 당시 서울중앙지검 3차장은 이명박 정부에서 대검 중수부장으로 영전했다. 수사팀을 이끌었던 최재경 특수1부장도 서울중앙지검 3차장과 대검 중수부장을 거쳤다. 주임검사였던 김기동도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장과 대검 부패특수단장을 역임하는 등 거듭 승진했다.

BBK 특검에 참여한 사람들도 영전을 거듭했다. 당시 5명의 특검보 중 한 명인 이상인 변호사는 특검 해산 직후 이 전 대통령 소유의 영포빌딩에 다른 변호사들과 함께 법률사무소를 차렸다. 그 이듬해는 한나라당 추천으로 KBS 이사까지 역임했다.

특검팀에 파견된 당시 현직검사 중에는 윤석열 검찰총장도 있었다. 윤 총장은 검찰 내에서 요직으로 평가되는 대검 범죄정보담당관 등을 거치며 이명박 정부 내내 승진을 거듭했다. 윤 총장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자신의 검사 인생 중 '가장 일하기 좋았던 시기'로 이명박 정부를 꼽기도 했다.

최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이 전 대통령의 재수감과 함께 과거 정호영 특검팀의 수사 한계를 지적하며 '꼬리곰탕 특검'의 기억을 다시 소환했다. 조 전 장관은 "특검 활동의 물리적·시간적 한계와 대통령 당선인 눈치를 보던 구성원들의 의지가 겹쳐 특검팀은 MB 수사에 실패했다"고 강조했다.

조 전 장관은 "한시적 특검의 한계였다. 파견 검사에게 수사를 의존해야 하는 특검의 한계"라면서 "상설 조직과 자체 수사 인력을 갖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있었다면 MB는 대선 전, 적어도 취임 전 기소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UPI뉴스 / 장기현 기자 jkh@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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