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필 지금"…김종인 'MB·朴' 사과 강행에 초선들도 부글부글

남궁소정 / 기사승인 : 2020-12-07 14:3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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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 "사과 못하게 하면 사퇴" 배수진…9일 예정
"文정부 잘못은 어떻게 할건가"…초선들도 반발
장제원 "월권", 홍준표 "굴종", 배현진 "뜬금포"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7일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관련 대국민 사과를 강행한다고 밝히면서 곳곳에서 반발 기류가 확산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오는 9일께 사과를 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9일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한 지 4년째 되는 날이다. 김 위원장 체제에 우호적이었던 다수의 초선들까지 반대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며 당분간 당내 진통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7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공동취재사진]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비공개 비대위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당 일각에서 사과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있다'는 말에 "구애받지 않고 내 판단대로 할 것"이라고 답했다. 당내 복수 인사는 김 위원장이 이날 회의에서 "사과를 못 하게 하면 더는 위원장직을 맡을 수 없다", "비상시국에서 (대국민 사과가) 우리 비대위가 해야 할 일", "할 건 해야 한다" 등의 발언을 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이 일각의 반발에도 '탄핵의 강'을 건너겠다는 입장을 고수한 것이다.

당 안팎의 반발은 확산하고 있다. 이미 수차례 반대 의견을 보인 국민의힘 일부 중진의원들과 무소속 홍준표 의원 등은 비대위 체제 자체까지 흔드는 모양새다. 장제원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절차적 정당성도, 사과 주체의 정통성도 확보하지 못한 명백한 월권"이라고 했다. 또 "사과 강행 시 비대위 퇴진을 거론할 수밖에 없다"라고 언급했다.

복당을 추진하는 홍 의원도 이날 "김 위원장의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과는 전 정권들을 모두 부정하고 일부 탄핵파들의 입장만 두둔하는 꼴이고 민주당 2중대로 가는 굴종의 길"이라고 지적했다.

혁신을 추진하는 '김종인 리더십'에 대한 일각의 불만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문제는 그동안 대국민 사과 방침에 큰 이견을 제기하지 않던 초선들까지 동요하며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한 영남권 초선 의원은 UPI뉴스와의 통화에서 "과거 우리 당이 잘못한 것에 대해서는 정도의 차이를 떠나 잘못 인정해야 하는 것 맞다"라고 운을 뗐다.

그는 "문제는 사과의 타이밍이다. 지금 우리 당은 검찰이나 사법부가 공정한 기관인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라며 "'친문유죄 반문무죄' 문제를 제기하는 상황에서 하필 이 타이밍에 사과해야 하는지 우려하시는 분들이 많고, 국민들이 진정성 있게 받아들일지도 의문이다"라고 전했다.

▲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KNK디지털타워에서 열린 '청년국민의힘 창당대회'에 참석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대구·경북(TK) 초선 의원은 기자에게 "김 위원장이 공식적으로 무슨 내용으로 말할지 들은 게 없다. 시기도 부적절하다"라며 "일방적 리더십에는 반대한다. 문재인 정부 잘못한 건 어떻게 하실 건지 묻고 싶다"라고 반문했다. 한 비례 초선 의원 역시 "이미 늦은 사과 내년에 해도 된다"라며 "대법원 판결 나오고 공수처 해결 먼저 해야한다. 지금 코로나19로 거리두기 2.5단계 상태인데 민생에 더 집중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당 원내대변인을 맡은 배현진 의원은 지난 6일 페이스북에 "이미 옥에 갇혀 죽을 때까지 나올까 말까 한 기억 가물가물한 두 전직 대통령보다 문 정권 탄생을, 그 자체부터 사과해주셔야 맞지 않는가"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어 "이 나라 헌정사를 뒤엎고 국민 삶을 뒤엎는 문 정권을 탄생시킨 스승으로서 '내가 이러라고 대통령 만들어준 줄 아냐' 이 한 마디면 족했다"라고 적었다. 김 위원장은 과거 민주당에서 비대위 대표와 선거대책위원장 등을 지냈다.

당내 반발에도 김 위원장은 지체 없이 대국민 사과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4월 보궐선거를 앞두고 이명박·박근혜 시대와 절연해야 중도로 외연을 확장해 승리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앞서 김 위원장은 보궐 승리와 재집권 기반을 다지기 위해선 중도층을 지지세력으로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을 여러 차례 밝혔다.

김 위원장은 전날 서울 영등포구에서 열린 청년 국민의힘 창당대회를 마친 뒤에도 기자들의 관련 물음에 "국민의힘에 처음 올 때서부터 (대국민 사과를) 예고했던 사항이다.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기'"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이미 사과문 초안 작성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초선 의원은 기자에게 "김종인 위원장이 국민의힘이 지켜야 할 가치를 부정하지 않는 선에서 알아서 판단해서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광주 사과 때도 당내 의견수렴 없이 무릎을 꿇었다. 결국 진정성 있다는 평가를 받지 않았나"라며 "어떤 사과인지가 중요한데, 두루뭉술 넘어가진 않을 것 같다. 이미 사법적으로 판단이 된 부분과 촛불에서 시작돼 지금까지 이어진 일련의 상황에 대해 유감을 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UPI뉴스 / 남궁소정 기자 ngsj@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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