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터진 참사…최정우 포스코 회장 이래도 연임하나?

김이현 / 기사승인 : 2020-12-10 17: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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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제철소서 노동자 1명 추락사…'안전대책 강화' 발표 무색
불법파견·부당노동행위로 소송 중…"한 번도 책임진 적 없어"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논의 급물살…"연임 가도에 적신호"
포항제철소에서 노동자가 또 일하다 숨졌다. 지난 달 24일 광양제철소에서 폭발·화재 사고로 노동자 3명이 숨진 지 보름 만이다. 중대재해가 발생할 때마다 포스코가 내놓은 '안전 대책'은 허울 뿐이었나. 최정우 회장의 연임가도가 순탄치 않아 보인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이 임박한 터다.   

▲ 경북 포항 포스코 본사 사옥 전경 [포스코 제공]

금속노조 포스코지회는 10일 성명을 내고 "높은 위치에 설치된 배관을 정비하는 작업이었지만 추락을 방지하는 안전조치는 아무것도 없었다"며 "이번 중대재해는 포스코의 비용 절감을 위한 인원 감축과 위험의 외주화가 만든 명백한 살인"이라고 비판했다.

전날 오후 3시27분께 경북 포항시 남구 포항제철소 안 공장에서 A(62) 씨가 5m 아래로 추락해 숨진 채 발견됐다. 부식된 상판이 부서지면서 A 씨가 떨어졌고, 고압의 집진 배관 안으로 빨려 들어가 사망한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이 노동자는 포스코 하청업체에서 근무하다 정년퇴직 후 2차 하청업체 소속으로 근무 중이었다.

"중대재해 일어나도 책임 안져…억울한 죽임 당해"

노조는 "포스코는 안전요원을 2배 충원하겠다고 했지만,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는 지속해서 줄였고 부족한 인원이 위험한 작업에 내몰려야 했다"며 "이미 지난 3년 동안 1조 원의 안전예산을 투자하겠다면서도 위험천만한 정비 작업을 하는 허공의 배관 위에는 안전난간대도, 작업발판도, 추락방지망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광양제철소 중대재해 이후 포스코의 반복되는 중대재해에 대한 비판이 거셌으나 정작 포스코는 일말의 반성도 없었다"며 "형식적인 사과와 실효성 없는 대책으로 쏟아지는 비판을 잠재우는 데만 급급했다. 포스코의 이윤을 위한 위험의 외주화로 인해 또 한 명의 노동자가 억울한 죽임을 당한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4일에는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산소공정 배관 작업을 하던 노동자 3명이 폭발사고로 사망한 바 있다. 당시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사과문을 발표했고, 향후 3년 동안 안전대책을 위해 1조 원을 투입키로 했다. 앞으로 1년을 '비상 안전 방재 예방 기간'으로 정했는데, 채 보름 도 안 돼 안전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 포스코휴먼스 노조가 12월 10일 포스코 본사 앞에서 불법파견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포스코휴먼스 노조 제공]

포스코휴먼스 노조, 포스코 상대 첫 소송…"불법파견"

포스코에서 노동자의 권리가 사라진 건 이뿐만이 아니다. 포스코는 파견업 허가를 받지 않은 자회사를 통해 사내 임원 차량 운전기사 등 150여 명을 파견해왔다. 2017년 말 고용노동부는 이 같은 행위를 '불법파견'으로 판정했고, 해당 운전원 절반가량은 포스코의 사회적 기업인 포스코휴먼스로 넘어왔다.

포스코휴먼스 노동자들은 포스코와 계열사를 대상으로 사무지원, 세탁·차량서비스 등을 제공했고, 포스코의 지시·명령을 받았다. 이들은 잦은 순환근무 배치, 유사 동종업무 종사 정규직노동자와의 임금·근로조건 차별, 불합리한 업무지시 등을 해결하기 위해 노조를 설립했다. 그러자 포스코는 포스코휴먼스 노동자의 일감을 줄이고, 인원감축을 시행했다. 노조 가입자에게 대기발령, 계약해지, 부당인사 등 조치도 있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고용노동부는 포스코에 시정명령과 불법파견 등 판정을 여러차례 내렸지만, 포스코는 이를 이행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결국 포스코휴먼스 노조는 포스코와 포스코 계열사를 상대로 '근로자 지위 확인소송'과 '손해배상 청구' 소장을 냈고, 현재 1심 공판이 진행 중이다.

법원, 노조와해 사건 놓고 "해고자 복직시켜야"

앞서 '노조와해 사건'에서도 중앙노동위원회와 법원은 노조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 포스코에서 50년 '무노조 경영'을 깨고 2018년 9월 민주노총 금속노조 포스코지회가 출범했다. 당시 포스코 소속 직원들은 사내 인재창조원에서 모여 노조 대응회의를 열었고, 포스코지회 노조원 5명이 현장에서 실랑이 끝에 문건을 확보했다.

노조는 사측이 노조 파괴를 모의하는 문건을 만들었다고 주장했지만, 포스코는 포스코지회장을 직권 면직하고 다른 간부 2명을 권고사직 처리했다. 이후 2년간 부당해고와 부당노동행위 구제 신청 등 공방이 계속됐고, 지난달 법원은 "사측이 부당노동행위와 관련된 행위를 하고 있다고 의심하거나 오인할 만한 충분한 정황이 있었다"며 해고자들을 복직시키라고 주문했다.

▲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지난 1월2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2020년 포스코 시무식에 참석해 신년사를 하고 있다. [포스코 제공]

"그물망 하나만 설치했어도"… 중대재해법 시행되면 연임 아니라 처벌 걱정해야

이처럼 끊임없는 안전사고와 노조 탄압 등은 최정우 회장의 연임에 영향을 끼칠 것이란 관측이다. 최 회장은 지난달 6일 이사회에서 연임 도전 의사를 공식화했고, 이에 따라 포스코 이사회는 사외이사 7명으로 구성한 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해 최 회장에 대한 자격 심사를 진행 중이다. 연임 여부는 내년 3월 주주총회에서 최종적으로 결정된다.

포스코 노조 관계자는 "공존·공생과 포스코의 '기업 시민'이라는 가치를 지킨 적이 한 번도 없는 최 회장의 연임은 사내 노동자들을 더욱 불안하게 만들 뿐"이라며 "사실상 포스코 관련자들 중 누가 회장이 돼도 큰 변화가 있을 것이란 기대는 안 하지만, 적어도 지금보다는 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재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대내외 여건이 불확실한 상황도 고려될 듯하고, 통상 관례로 볼 때나 추진하고 있는 사업의 연속성, 단독 후보 등 상황을 종합하면 연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인명 사고나 노조와의 갈등은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이고, 평가요소에도 마이너스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치권에선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논의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0일 페이스북을 통해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를 기필코 만들겠다"며 "중대재해를 예방하고 그 책임을 강화하는 법을 최대한 이른 시기에 제정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종철 정의당 대표도 이날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3명의 노동자가 사망하고 5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한 것이 불과 2주 전인데, 또다시 한 분의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다"며 "추락사를 막을 수 있는 그물망 하나만 설치했다면, 그리고 그러한 조치를 대표이사에게 강제할 수 있었다면 어제의 죽음은 막아낼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제정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UPI뉴스 / 김이현 기자 kyh@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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