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CIA '월드 팩트북', 동해 여전히 '일본해' 표기

김당 / 기사승인 : 2021-02-15 17: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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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 '리앙쿠르 록스' 표기…북한 편에 '남반부' 위성사진
"北 휴대전화 가입 382만명"…400~600만명 추산과 격차
북한 주민 전력 접근성 26%…통일부 북한통계는 "40%대"

미 중앙정보국(CIA)은 전 세계를 대상으로 정보를 수집한다. 막강한 미국의 국력을 바탕으로 흔히 무소불위의 전지전능한 첩보기관으로 불리운다.

 

▲ 지난 4일 새로 개편된 CIA의 온라인판 '월드 팩트북' [월드 팩트북 홈페이지 캡처]


CIA가 1975년부터 일반에 공개한 '더 월드 팩트북(The World Factbook)'은 전 세계를 대상으로 정보활동을 하는 기관임을 입증하는 여러 근거 중의 하나이다.

 

CIA 팩트북은 미국인들이 특정 국가를 여행하거나 정부 관리들이 관련 보고서를 쓸 때 자주 인용하는 기본 데이터를 담고 있다. 팩트북 자체가 CIA가 미국 정부 관리들을 위해 참고자료로 만든 것이다.

 

미국에서 시작돼 전 세계인이 이용하는 소셜미디어(SNS)인 'Facebook'이 'Factbook'과 알파벳 철자 하나 차이인 것이 우연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전지전능한 CIA가 만든 팩트북이라고 해서 순도 100%의 팩트만 담겨 있는 것은 아니다. 특히 조선민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은 전 세계에서 미국에 가장 적대적임에도 CIA의 정보활동이 가장 취약한 국가이다.

 

266개 국가 및 국제기관의 역사, 사람, 정부, 경제, 에너지, 지리, 통신, 교통, 군사, 테러 및 초국가적 문제에 대한 기본 정보를 담아 새로 편집한 온라인 '월드 팩트북(2020~2021)'의 북한 편에서도 오류가 발견된다.

 

▲ 최근 개정된 '월드 팩트북' 북한(Korea, North) 편에는 1장의 위성사진이 실려 있을 뿐인데 한반도 북쪽이 아닌 남반부와 일본 열도 사진이 실려 있다. [월드 팩트북 캡처]


우선 지난 4일(현지시간) 개편된 '월드 팩트북'(이하 WFB)의 한국(Korea, South) 편에는 한국의 지리, 문화, 사람 등을 보여주는 50장의 관련 사진이 실려 있다. 하지만 북한(Korea, North) 편에는 1장의 위성사진이 실려 있을 뿐이다.

 

그런데 달랑 한 장뿐인 NASA(미항공우주국)의 위성사진마저 한반도 북부가 아닌 남부와 일본 열도의 일부를 찍은 것이다.

 

WFB의 이 사진설명에는 "NASA의 위성 이미지는 남서쪽으로 큐슈와 북쪽으로 혼슈 사이에 자리 잡은 남북한(왼쪽 위)과 일본의 시코쿠 섬을 보여준다"고 돼 있는데 실제로는 한반도 남부(남한)와 일본 열도 일부를 보여주고 있다. 명백한 편집 상의 오류이다.

 

지난해 WFB(2019~2020)에서도 한국 관련 내용의 일부가 오류라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 지난해 '반크'는 당시 WFB 책자 표지의 'FACT'라는 영어 철자에서 마지막 'T'자를 손가락으로 집어내는 그림을 담은 포스터(왼쪽)와 '팩트북'을 '에러북'으로 바꾼 포스터를 SNS에 배포해 풍자했다. [반크 포스터 캡처]


사이버 외교 사절단 '반크'는 지난해 5월 한국과 일본 사이에 있는 바다(동해) 이름이 '일본해'로, 독도가 '리앙쿠르 록스'로 각각 잘못 표기돼 있다고 주장했다. 1849년 독도를 발견한 프랑스 포경선 리앙쿠르호에서 따온 '리앙쿠르 록스'는 일본이 한국의 독도 소유권을 인정하지 않기 위해 제3국에 홍보하는 이름이다.

 

반크는 당시 WFB 책자 표지의 'FACT'라는 영어 철자에서 마지막 'T'자를 손가락으로 집어내는 그림을 담아 제작한 포스터를 SNS에 배포해 팩트북이 '팩트'(사실)를 담고 있지 않다는 것을 은유적으로 비판했다. 또 다른 포스터에서는 '팩트북'을 '에러북'으로 바꾸어 풍자하기도 했다.

 

현재도 '일본해'와 '리앙쿠르 록스'라는 표기는 여전히 수정되지 않고 있다.

 

그밖에도 머리를 갸우뚱하게 하는 아이템은 여럿 있다. 예를 들어 CIA가 파악한 북한의 이동통신 가입자 수는 얼마나 정확할까?

 

WFB에 따르면, 북한의 이동통신 가입자는 382만1857명(2019년 기준)으로 추정된다. 이용률은 인구 100명당 14.98명으로 전 세계 국가 비교 순위는 132위로 하위권이다.

 

이는 과거 IBK 북한경제연구소의 추정치인 600만 명(2018년 12월 기준)에 비해 훨씬 못 미치는 수치이다.

 

WFB의 382만1857명은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의 통계 수치와도 다소 차이가 난다.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가 있는 ITU는 국제연합(UN) 14개 전문기구 중의 하나로 전기통신 관련 세계 최고 국제기구이다. 한국은 1952년, 북한은 1975년에 각각 가입했다.

 

ITU는 북한의 이동통신 가입자 수를 2009년부터 추정 집계하고 있는데, ITU에 따르면 2009년 당시 7만에도 못 미친 가입자 수는 △2011년 100만 △2012년 170만 △2013년 242만 △2014년 280만 △2015년 324만 △2016년 360만 △2017년 381만 등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다만, ITU의 국가별 이동통신 가입자 수 현황(https://www.itu.int/en/ITU-D/Statistics/Pages/stat/default.aspx)에 따르면, 2018년과 2019년은 아직 데이터가 없는 것(NA; 결측값)으로 돼 있다. 하지만 최근 5년 간 가입자 수의 연평균 증가율(21.3%)을 감안하면 △2018년 462만△2019년 560만으로 추산할 수 있다.

 

참고로 WFB에 따르면 한국의 이동통신 가입자 수는 6944만5005명, 이용률은 인구 100명당 134.49명으로 세계 순위는 218개 국가 중에서 23위(2019년)로 나타났다.

 

[표] 남북한의 이동통신 가입자 수(출처: ITU)

비고

2009년

2010년

2011년

2012년

2013년

2014년

2015년

2016년

2017년

2018년

2019년

남한

47,944,222

50,767,241

52,506,793

53,624,427

54,680,840

57,290,356

58,935,081

61,295,538

63,658,688

66,355,778

68,892,541

북한

69,261

431,919

1,000,000

1,700,000

2,420,000

2,800,000

3,240,000

3,606,000

3,810,000

NA

NA

 

북한이 가장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전력 생산 부문에서도 CIA의 WFB와 통일부 및 국방정보본부 데이터와 차이가 있다.

 

▲ 밤에 미 항공우주국(NASA) 우주정거장에서 본 한반도. 밝은 남반부와 달리 북반부는 평양을 제외하고는 암흑이다. [NASA 홈페이지]


CIA 팩트북에 따르면, 북한은 만성적인 전력난을 겪고 있는 가운데 북한 주민의 전력 접근성(총인구 가운데 전기를 사용할 수 있는 인구 비율, 2019년 기준)은 26%에 불과하며, 특히 시골 지역은 11%에 그쳤다. 도시 지역의 전력 접근성도 36%에 머물렀다.

 

전력 생산량(2016년)은 165억7000만㎾h(2016년), 소비량은 138억9000만㎾h로 추정되었다. 생산량과 소비량의 세계 국가 순위는 각각 87위와 83위였다.

 

발전원 별로 보면, 화력 발전과 수력 발전이 각각 45%와 55%였고, 원자력발전과 재생에너지 의존도는 0%였다. CIA는 "전력 생산량은 1990년 이전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 상태로 정체돼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통계청의 북한통계포털에 따르면 북한의 전기 이용률은 △2015년 41.2% △2016년 43.6% △2017년 46% △2018년 48.5% 등으로 CIA의 WFB와 상당한 차이가 있다.

 

또 북한의 발전 전력량(발전량은 공급량을 의미하며 송·배전간 손실은 감안하지 않은 것임)도 △2016년 239억㎾h △2017년 235억㎾h △2018년 249억㎾h △2019년 238억㎾h으로 차이가 있다.

 

새로 개편된 WFB에 따르면 북한 인민군 병력은 2019년 기준으로 110만∼120만 명이며, 이 가운데 공군은 11만∼12만 명, 해군은 6만 명, 포병은 1만 명, 그 외는 육군으로 추산했다.

 

하지만 격년마다 발간하는 국방부의 '2020국방백서'에 따르면, 2020년 기준으로 북한군 병력은 총 128만여 명이고, 이 가운데 육군 110만여 명, 공군 11만여 명, 해군 6만여 명, 전략군 1만여 명 등이다.

 

한편, 북한 경제에 대해서는 2015년도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400억 달러, 전년 대비 성장률은 -1.1%로 세계 201위 수준이라고 봤다. 인구 1인당 GDP는 1700달러, 한화로 약 191만 원이다.

 

CIA는 북한의 경제난을 언급하면서 그 원인으로 과도한 군비 지출과 핵·미사일 개발 등을 들었다.

 

CIA는 팩트북에서 "북한은 만성적인 경제 문제에 직면해 있으며 투자 부족과 부품 부족, 유지보수 문제 등으로 산업 자원이 거의 수리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대규모 군비 지출과 탄도미사일·핵 개발은 투자와 민간 소비에 투입해야 할 자원을 심각하게 전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최근 수년간 발간된 CIA '월드 팩트북'의 앞표지 [월드 팩트북 캡처]


북한 경제는 2017년과 2018년에도 역성장했으며, 지난해에는 코로나19와 수해가 겹치면서 큰 폭의 마이너스 성장을 했으리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북한 경제에 대한 전망은 CIA 월드 팩트북과 국가정보원이 대체로 일치했다.

 

북한은 다른 국가들과 달리 국가통계를 외부에 공개하지 않고 있다. 북한 당국이 외부에 발표하는 자료는 UN의 지원을 받거나 UNDP와 공동으로 조사하여 직접 제출한 공식자료 등 극히 일부에 머물고 있다.

 

원자료에 대한 접근이 어렵기에 CIA 팩트북(북한 편)과 한국의 국정원·국방부(국방정보본부)·통일부가 수집분석한 정보를 비교해 어느 쪽이 더 정확한지 팩트체킹하기도 어렵다. 다만, 북한 정보만큼은 국정원이 CIA보다 우위에 있다는 것이 일반적 평가이다.

UPI뉴스 / 김당 대기자 dangk@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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