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유리,자발적 비혼모 결심…"방송 포기할 정도의 각오였다"

김지원 / 기사승인 : 2021-03-24 11:27:33
  • -
  • +
  • 인쇄
'옥탑방 문제아들'… "기사나고 홍석천처럼 TV에 못나올 거로 생각했다"
방송인 사유리가 자발적 미혼모에 대한 솔직한 생각과 근황을 전했다.

▲ 지난 23일 방송된 KBS2 '옥탑방의 문제아들'. [KBS2 '옥탑방의 문제아들' 캡처]

지난 23일 방송된 KBS2 '옥탑방의 문제아들'(이하 '옥탑방')에는 사유리가 출연했다.

이날 '옥탑방'mc 들은 "자발적 비혼모, 이 단어가 진짜 가능하구나 싶었다"면서 "대한민국을 발칵 뒤집어놨다"며 방송인 사유리를 소개했다. 마침 아들 젠의 100일이 됐다고 해 모두 진심으로 축하했다. 

사유리는 "예쁜 아줌마가 됐다"며 자신을 소개했다. 그는 "처음에는 임신 사실을 숨겼다. 임신 8개월 때까지 방송 활동을 했었다. 배가 나왔는데 큰 옷을 입으니 사람들이 모르더라"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사가 나가고 홍석천 오빠가 10년간 TV에 못 나온 것처럼 (나도) TV에 못 나올 거로 생각했다. 방송을 포기할 정도의 각오였다"며 "받아줘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자발적 비혼모가 된 계기를 묻는 말에는 "사귀던 남자친구가 있었고 결혼을 하고 싶다고 했는데 남자친구는 어리고 결혼에 관심이 없어서 안 한다고 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처음에는 남자친구와 헤어지기 싫어서 결혼하지 않아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제가 나이를 먹고 그 남자가 갑자기 아이를 가지고 싶어서 나와 헤어지겠다고 하면 저는 아기도 못 갖고 결혼도 못하니 그렇게 사랑하는 남자를 미워하게 될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 연애를 끝내고 정말 갖고 싶은 아이를 가져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이어 "(냉동 보관한 난자를) 한국에서는 결혼한 사람만 쓸 수 있다. 그래서 (난자를) 일본 병원에 보내주면 좋겠는데 그것도 안 된다"며 "일본에서 어렵게 난자를 뽑아서 시험관으로 낳았다. 자궁 수치가 안 좋아서 의사가 5번 시도해도 실패할 거라고 했는데 한 번에 임신이 됐다. 저도 놀랐다"고 말했다.

서양 정자 은행에서 기증을 받았다는 사유리는 "동양에선 핏줄을 중요하게 생각하니까 정자를 남에게 기증하는 의식이 없다"며 "외국에 있는 정자은행을 직접 찾았다"고 설명했다.

'타인의 시선이 부담스럽지 않았냐'는 질문에 그는 "아기를 정말 가지고 싶었다. 아이가 안 가지는 것보단 비판받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저는 목숨 걸어서라도 아이를 정말 가지고 싶어서 한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아이가 없는 삶과 아이가 있지만, 비판 받는 삶을 선택한다면 후자였다"면서 "이건 가치관 차이뿐, 정말 아이를 가지고 싶어서 했던 것"이라 덧붙였다.

'무섭지 않았냐'는 물음에는 "괜찮다고 마음먹었는데 현실이 되니까 갑자기 불안해졌다"며 "아빠 없이 혼자 키워야 된다는 압박과 엄마가 돼서 아이를 지켜야 한다는 마음, 사람들의 비판 등을 생각하니까 두려움이 생겼다"고 털어놨다.

이어 "아빠는 임신 5~6개월까지 몰랐다. 엄마와 이 이야기를 어떻게 꺼내야 할지 고민했다"며 "엄마가 편지를 써서 알렸다. 그런데 아빠가 대답이 없었다. '왜 안 물어보느냐'고 하니 '사유리만 괜찮으면 상관없다'고 했다. 아빠는 노산이 위험하다고 생각하니까 내가 안 죽으면 괜찮다고 했다"고 말했다.

사유리는 아이 아빠에 대해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사람을 아이 아빠라고 하기가 그렇다"며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선물을 줬으니까 '기프트씨'라고 부른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기증자의) 정보를 알 수 있지만 현재 얼굴을 볼 수 없다"며 "아이 때 얼굴, 그 사람이 좋아하는 것, 국적, EQ, IQ, 알레르기, 기증자의 가족력 등을 알 수 있다"고 했다.

또한 사유리는 주변 친구들조차 아이 공개를 반대했다고 전했다. 사유리는 "친구들이 임신 사실을 밝히지 말라고 했다. 사람들이 어떻게 볼지 모르니까 하지 말래서 고민이 됐다"며 "세상에 알리지 말라고 말려, 아빠가 없는 건 인정해도 부정적인 시선을 걱정했다"고 말했다. 

자신과 같은 비혼모가 되길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그런 사람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있지만 무조건 싱글맘이어도 괜찮다고 하고 싶지 않다. '자발적 비혼모가 되라'를 홍보하는 것이 아니다. 나도 결혼을 한다면 좋고, 아이에게도 아빠가 있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 하지만 상황과 가치관이 따라주지 않아서 결심한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런 삶이 있으니 이렇게 살라고 하고 싶은 게 아니다. 이런 선택도 있다고 하는 걸 보여주는 건 괜찮은데 홍보하는 것은 안 좋다"고 밝혔다.

방송 말미 사유리는 "한 봉사원에서 들은 말이 있다. 예쁜 아이가 있어도 예쁘다는 말을 하지 말라더라. 칭찬은 자칫 독이 될 수 있다는 말이 와 닿았다"며 "외모에 대한 칭찬은 금물이다. 잘한 행동에 대해 칭찬을 해줄 거다. 외모를 칭찬하는 것보다 제대로 된 칭찬이 중요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부모가 되면 어느 순간 초인적인 힘이 생긴다. 내 아이에 관한 일이면 갑작스럽게 화도 나고, 나에 대해선 관대해도 아이에 관해선 민감해진다"며 "내가 용기가 있는 것이 아니라 아들이 있어서 용기를 얻는 것이다. 더 강해지는 느낌이다. 무슨 일 있어도 하루라도 아들을 위해 더 오래 살고 싶다"고 덧붙였다.

UPI뉴스 / 김지원 기자 kjw@upinews.kr

[저작권자ⓒ U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글자크기
  • +
  • -
  • 인쇄

핫이슈

2021. 5. 7. 0시 기준
126044
1860
116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