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박영선 자제 요청에도 '박원순 예찬'…與 혼선

허범구 / 기사승인 : 2021-03-24 14:5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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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석 "박원순은 시민의 요구…사람 냄새"
박영선 "발언 자제…지지층 결집 도움 안 돼"
진중권 "박 후보 시장되는 걸 원치 않나보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24일 '박원순 찬가'를 또 불렀다. 4·7 서울시장 보선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의 자제 요청도, 성추행 피해자 2차 가해 논란도 무시했다. 

임 전 실장은 앞서 23일 페이스북 글에서 "박원순은 내가 아는 가장 청렴한 공직자였다"며 "그의 열정까지 매장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했다. 임 전 실장의 '박원순 재평가' 주장은 박 전 시장 성추행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와 다름없다는 비판이 나왔다. 

▲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뉴시스] 


열세인 박 후보로선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격이다. 박 후보는 부정 여론 확산을 경계한 듯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앞으로 이런 발언은 자제해 주시는 게 좋지 않을까 한다"고 밝혔다. "개인적 표현의 자유에 대해서 이렇게 저렇게 이야기하긴 그렇지만 피해여성 상처가 아물지 않은 상태"라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후보 [뉴시스]


그러나 임 전 실장은 얼마 지나지 않아 또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더디가도 사람 생각하자'. 안전한 서울, 깨끗한 서울, 걷기 좋은 서울이 시민의 새로운 요구였다"며 박 전 시장을 거듭 예찬했다. "박 시장의 당선은 서울시민들의 생각이 변했다는 반증이었다"고도 했다.  

그는 "대체로 이명박, 오세훈 시장 시절에 속도와 효율이 강조되었다면, 박원순 시장 시절에는 안전과 복지가 두드러졌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박 전 시장은 인도를 넓히고 서울심야버스를 도입하고 자동차 제한 구역을 늘리려 했다"며 박 전 시장 재임시 성과도 조목조목 나열했다.

특히 "곳곳에 사람 냄새 나는 마을 공동체와 공유경제를 장려하고 마을도서관과 북카페를 대폭 늘려나갔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아픔과 혼란을 뒤로하고 성찰과 평가도 이루어져야 한다"고 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박 전 시장을 재평가하려는 여권 일각의 움직임에 대해 "민주당 사람들이 박영선 후보가 서울시장 되는 것을 원하지 않나 보다"라고 꼬집었다. "(민주당 쪽에서) 선거 프레임을 박원순 복권(復權)으로 가져 가는 것을 보니..."라며 이같이 썼다.

진 전 교수는 다른 글에선 임 전 비서실장이 연이틀 '박원순을 재평가한다'고 올린 기사를 공유하며 그를 "낙선호소인"이라고 칭했다. 김근식 국민의힘 비전전략실장은 "박 시장은 여직원 냄새를 맡고 싶다고 했다"며 "유난히 냄새 좋아하는 문재인 정권"이라고 비아냥댔다.

임 전 실장이 거듭 박원순 재평가를 주장하면서 여권 선거 전략에 혼선이 가중되는 모양새다. 

임 전 실장의 발언은 우선 서울시장 보선을 위해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보선 투표율이 낮은 만큼 지지층을 최대한 투표장으로 불러모으는게 승산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장기적으로 대선을 겨냥해 '성추행당'으로 비치는 부정적 이미지를 희석하겠다는 계산도 깔려있다. 그러나 당사자인 박 후보는 손사래를 치며 난감해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임 전 실장 글이 지지층 결집에 도움이 안 된다고 보는가'라는 라디오 진행자 질문에 "그렇다"고 잘라 말했다.

U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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