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구마사發 '반중정서' 불똥 튈까 유통·식품업계 '긴장'

강혜영 / 기사승인 : 2021-03-26 18:4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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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역사왜곡 잇단 논란에 소비자 불쾌감↑
CJ제일제당·하이트진로·대상 청정원 등 중국 관련 논란 엮이면 빠른 손절
화웨이·샤오미·틱톡·아가방앤컴퍼니·영실업·초록뱀미디어·무신사 '노심초사'
유통·식품업계가 국내 소비자들의 반중 정서가 격화되면서 긴장하고 있다.

중국이 최근 김치와 한복 등을 자국 문화라고 주장하면서 누적된 반중 정서가 국내 드라마의 역사 왜곡 논란으로 더욱 거세졌다. 

소비자들이 해당 드라마 협찬 기업들을 불매하겠다고 엄포를 놓자 업계에서는 광고를 중단하는 등 빠른 '손절'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한국 식품 기업들이 김치를 중국식으로 표기했다는 사실 등이 알려지면서 국내 기업들에 대한 비난도 이어지고 있다. 이에 한국에 진출한 중국기업은 물론이고 중국에 진출하거나 투자를 받은 한국의 유통·식품기업들도 언제든 불똥이 튈 수 있는 상황에 놓였다. 

▲  SBS드라마 '조선구마사'에서 중국 전통 음식이 차려진 장면 [SBS 조선구마사 캡처]

26일 SBS에 따르면 최근 역사 왜곡 논란이 불거진 SBS 드라마 '조선구마사'가 결국 방송 2회 만에 폐지된다. 

조선 시대가 배경인 조선구마사는 1회에서부터 기생집에서 월병, 피단(새알을 삭혀먹는 중국음식), 중국식 만두 등 중국 전통 음식이 나온 장면, 기생집 건물이 중국풍인 것 등으로 역사 왜곡 논란이 불거졌다.

시청자들은 시청자 게시판 및 청와대 국민청원에 항의 글을 게재했으며, 드라마 협찬 및 제작업체에 대한 강한 압박이 이어졌다. '광고주 명단'까지 돌자 관련 기업들은 결국 줄줄이 광고를 끊었다.

제작지원에 참여한 에이스침대·코지마·쿠쿠·쌍방울·탐나종합어시장·호관원·금성침대·블랙야크·삼성전자·반올림피자샵·바디프랜드·하이트진로·CJ제일제당·LG생활건강·KT·동국제약 등 약 20개 기업이 광고 중단을 발표했다. 지방자치단체 장소 협찬도 끊겼다. 

최근 중국은 한복, 김치 등 우리나라 전통 음식과 문화를 자신의 것이라고 주장하는 동북공정을 펼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국내 드라마, 연예인 등이 중국 네티즌에게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비난 여론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부터 방영된 tvN 드라마 '빈센조'도 중국기업 '즈하이궈'의 비빔밥 제품이 PPL로 등장해 도마 위에 올랐다. 한국 전통 음식인 비빔밥이 중국 제품으로 노출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잇따랐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이와 관련해 "드라마 제작비 충당을 위해 선택한 상황이겠지만 요즘 같은 시기엔 정말로 안타까운 결정"이라며 "최근 중국은 김치, 한복, 판소리 등을 '자국의 문화'라고 어이없는 주장을 계속해서 펼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가장 우려되는 건, 중국어로 적힌 일회용 용기에 담긴 비빔밥이 자칫 해외 시청자들에게는 중국 음식으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tvN 드라마 '빈센조'에 등장한 중국 비빔밥 제품(왼쪽)과 이와 관련한 청정원의 해명 [뉴시스]

빈센조 PPL의 불똥은 대상그룹의 식품 브랜드 청정원으로 튀었다. 이에 대상그룹 청정원 측은 지난 16일 "중국 내 자사 공장에서 현지 소비자를 대상으로 생산한 김치 원료를 즈하이궈에 단순 납품할 뿐"이라며 "합작 형태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또 "해당 제품은 즈하이궈가 독자적으로 생산·유통하고 있다"면서 "당사는 즈하이궈의 국내 마케팅 활동이나 PPL에 관여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방송인 함소원도 지난달 SNS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며 김치를 '파오차이'(泡菜, 중국식 절임채소)라고 불러 네티즌들의 질타를 받았다. 일부 네티즌들은 청와대 국민 청원을 통해 함소원의 방송 하차를 요구했다.

CJ제일제당(비비고), 대상(종가집·청정원), 풀무원 등 국산 브랜드 김치를 판매하는 기업들도 비난 여론을 피해 가지 못했다. 이들이 중국에서 판매하는 만두, 김치 등 제품에 김치를 파오차이로 표기해 판매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네티즌들은 "어느 나라 기업이냐", "불매하겠다" 등의 격양된 반응을 보였다.

소비자들의 반중 정서가 한층 높아지면서 역사 인식이 부족하거나 중국과 관련된 논란에 엮이는 국내 기업들에 대한 불매 운동으로 번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최근 소비자들 사이에서 확대되고 있는 반중 정서는 역사적 의식이 부족하거나 중국 자본으로부터 투자를 받은 국내 기업들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면서 "유니클로 등 일본 불매 운동의 대상이 됐던 기업들은 국내 선호도가 높았던 반면 중국 브랜드들은 소비자들에게 애호도가 상대적으로 높지 않기 때문에 국내 기업에 비난의 화살이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반중 정서가 더욱 격화될 경우 국내 시장에 진출한 화웨이, 샤오미, 틱톡 등 중국기업들은 물론 아가방앤컴퍼니, 영실업, 초록뱀 미디어, 무신사 등 중국자본이 투입된 국내 기업들도 '노차이나' 불매운동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1300억 원 중국자본의 투자를 받은 무신사는 故박종철 민주열사를 희화화한 '탁 치니 억하고 말랐다'는 양말 광고에 이어 협력업체에 '갑질' 논란, 성차별 마케팅, 스타트업 퓨처웍스 표절논란 등 소비자들의 비난을 받고 있다. 

UPI뉴스 / 강혜영 기자 khy@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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