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복소비'에 셀린느·샤넬·피아제 앞다퉈 '가격인상'…루이비통, 올해만 4번↑

곽미령 / 기사승인 : 2021-04-09 15:16:44
  • -
  • +
  • 인쇄
'보복소비' 효과로 인해 코로나에도 명품 업계는 호황
루이비통, 올해만 4번 가격 인상…소비자들 불만 폭발
피아제, 3개월 사이 10% 가격 올려
4월초 어느 화창한 주말 여의도 직장인 한 모(33) 씨는 예비 남편과 함께 올 1월에 봐둔 예물 시계를 구매하려 피아제 매장을 찾았다가 깜짝 놀랐다. 같은 제품의 가격 3개월 새 10% 이상 올랐기 때문이다. 

한 모 씨는 "그 제품이 당시에도 가격이 비싼편에 속했지만, 예비 남편이 마음에 들어 해 큰 맘 먹고 구입하려 찾아온 것"이라며 "하지만 몇백만원 더 오른 가격이 부담이 커 살 수도 안 살 수도 없어 걱정"이라고 말했다.

▲ 프랑스 명품 샤넬의 가격 인상 소식이 알려진 지난해 5월 13일 대구 중구 현대백화점 앞에서 시민들이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줄지어 백화점 개장 시간을 기다리고 있다. [뉴시스]

지난 주말 을지로에 있는 롯데백화점을 찾은 직장인 이 모(29) 씨도 루이비통 매장을 찾았다가 허탈한 마음만 안고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그는 "코로나 사태로 여행을 못 다녀서 자신에게 선물도 줄겸 명품백 하나 장만하려고 백화점에 왔지만 너무 높아진 가격에 깜짝 놀랐다"며 "자꾸 가격이 인상되니 명품백으로 재테크를 시작해야되나 싶은 생각도 들었다"며 헛웃음을 터트렸다.

명품 업체들의 가격 인상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은 올 들어 벌써 4차례나 주요 제품 가격을 올렸고 샤넬과 디올, 피아제 등 다른 고가의 유명 브랜드들도 가격 인상 대열에 동참하며 매출 올리기에 사활을 거는 모습이다.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스위스 명품 시계 브랜드 피아제는 이달 1일 시계·보석 등의 제품 가격을 최고 10% 인상했다. 지난해 9월 가격 인상 이후 약 7개월 만에 또 다시 가격을 올린 것이다. 이에 따라 남성 시계트래디션 오토매틱 다이아몬드 가격은 기존 9900만 원에서 1억200만 원으로 올랐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인 셀린느도 4개월 만에 가격 인상에 나섰다. 셀린느는 지난 5일부터 일부 상품 가격을 2~6% 가량 올려받고 있다. 셀린느 가스테디셀러 가방인 '트리옹프 캔버스 미니 까바 버티컬'은 3% 올라 180만 원에 팔리고 있다. 앞세 셀린느는 올 1월 초에도 '러기지백 나노', '벨트백 마이크로' 등 일부 제품 가격을 약 10만 원씩 인상한 바 있다.

루이비통은 올해에만 4차례나 제품 가격을 올렸다. 3월 루이비통의 '카퓌신 미니 블랙'은 508만 원에서 540만 원으로 상승했고, '카퓌신PM'도 634만 원에서 666만 원으로 5% 가량 뛰었다. 루이비통은 1월과 2월에도 3차례에 걸쳐 가격을 큰 폭으로 올렸다.

루이비통 홍보대행사 관계자는 "가격조정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결정되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분기마다 1~2회 가격을 조정하는 샤넬이 다음달 가격을 추가로 올릴 것이란 소문이 돌면서 백화점 개장 전부터 매장에 고객이 몰리며 북새통을 이루는 웃지 못할 상활이 벌어지기도 했다. 샤넬은 지난해 5월 최대 20%까지 가격을 대폭 인상한 바 있다.

이처럼 명품 브랜드들이 잇따라 가격 인상에 나서는 것은 코로나19로 인해 억눌렸던 소비가 폭발하는 이른바 '보복소비' 열풍이 한몫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기획재정부가 발간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3월호)' 자료를 보면 2월 백화점 매출액은 1년 전보다 39.5% 급증했다. 이 같은 증가율은 정부가 그린북을 발간하며 모니터링을 시작한 2005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할인점 판매액도 24.2% 늘면서 2015년 2월(34.8%)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을 나타냈다.

명품 매출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봄 정기세일이 시작된 이달 첫주 말(2~4일) 현대백화점의 명품 매출은 1년 전보다 122% 급증했고, 롯데·신세계백화점도 각각 74%, 76% 갸량 확대됐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억눌렸던 소비 심리가 제품 구매로 나타나는 '보복 소비'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명품 업체들의 가격인상 주기가 더욱 빨라지는 모습"이라며 "소비자들도 가격이 언제 또 오를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미리 사두려는 심리가 강해 명품 수요는 쉽게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UPI뉴스 / 곽미령 기자 ayms7@upinews.kr

[저작권자ⓒ U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글자크기
  • +
  • -
  • 인쇄

핫이슈

2021. 6. 11. 0시 기준
146859
1981
137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