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코로나 이제 독감 취급…팬데믹 전쟁에 종지부 찍는다

이원영 / 기사승인 : 2021-04-13 11: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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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책임자 "독감처럼 계절병으로 인식할 것"
6월 21일 모든 록다운 풀고 재차 규제 안 한다
아마도 영국이 코로나19 종식 선언을 가장 먼저 하는 나라가 될 것 같다. 영국 정부는 12일 록다운 2단계 해제를 선언하며 대부분의 소매업 영업을 허용했다. 술집과 음식점도 야외영업을 시작했다. 그리고 아예 3단계 해제는 5월 17일로, 마지막 모든 규제 해제는 6월 21일로 못박았다. 이날부터 코로나와의 전쟁에서 손을 떼겠다는 것이다.

영국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거의 나오지 않아 그럴까. 그렇지않다. 1월 정점에 달했을 때는 하루 확진자가 6만 명까지 나왔다. 사망자도 1600명에 달했다. 그 이후 백신 접종이 본격화되면서 그 숫자는 급속도로 줄었다. 4월 11일 현재 확진 1730명, 사망 7명이다.

▲술집과 식당의 야외 영업이 허용된 12일 런던의 술집에서 시민들이 모임을 즐기고 있다. [AP 뉴시스]

우리나라에 비하면 아직도 매우 많은 숫자다. 코로나 완전 진압까지는 갈 길이 멀어보이는데 영국이 왜 두 달 후에 모든 록다운을 풀고 정상으로 돌아간다고 했을까. 

역설적으로 영국의 고위 방역 책임자들이 '코로나 종식'은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영국 정부의 수석의료고문인 크리스 위티 교수는 이달 1일 로열의대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6월 21일 이후엔 어떤 록다운도 없을 것이며 그 이후로 정부는 코로나를 독감처럼 취급할 것"이라고 분명하게 말했다. 다시 확진자가 늘어나는 사태가 벌어지더라도 재차 록다운을 시행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코로나의 독감화'를 천명한 것이다.

위티 교수는 "코로나 바이러스는 절대로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면서 "우리는 이것을 계절성 독감처럼 인식하는 합리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영국에서 심한 독감 시즌에는 연간 2만5000여 명이 사망하고 매년 평균 7000~9000여 명이 독감으로 사망하고 있다는 것을 예로 들면서 "코로나로 인한 사망도 우리가 사회를 폐쇄하지 않고 모든 사람들이 온전한 삶을 사는 대가로서 삶의 한 부분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그러나 개인 방역과 백신 접종을 통해 사망자를 최소화하는 노력은 계속 해야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독감과 비슷한 방식으로 코로나와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한다는 크리스 위티 교수의 말을 보도한 가디언. 

위티 교수만 유별나게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아니다.

전염병 전문가이자 영국 정부 자문위원인 마이크 틸더슬리도 12일 록다운 해제와 관련, "바이러스는 절대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사회적 거리 지침을 계속 따르고, 마스크를 착용함으로써 위험을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영국 정부의 최고과학보좌관인 패트릭 밸런스도 "코로나 바이러스는 수천 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을 것이며 결국은 풍토병으로 정착해 우리와 같이 살아갈 것"이라는 견해를 피력했다.

이스트 앵글리아 의대 폴 헌터 교수도 "코로나 바이러스를 0으로 잡는 것은 불가능하다. 어차피 변이 바이러스가 또 생긴다. 중요한 것은 바이러스 종식이 아니라 감염 예방에 주의를 해야한다는 점"이라고 거들었다.

의료 및 과학계의 이 같은 의견이 영국의 단계적 록다운 해제 방침에 밑거름이 된 것은 분명해보인다.

일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지만 의료 전문가들이 '코로나와 전쟁'은 결코 이길 수 없는 게임이라는 데 동의하고 있어 영국의 '코로나의 독감화'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미 코로나 초기부터 강제 록다운은 최소한으로 줄이고 자연 감염에 따른 집단 면역을 추구했던 스웨덴의 경우도 코로나 사망자 증가율과 경제에서 유럽국 중에 좋은 성적표를 거두고 있는 점도 영국에 적지 않은 힌트를 주었을 것이다. 

코로나를 독감처럼 취급해 더 이상 '전쟁'을 하지 않겠다는 영국의 실험이 성공적으로 안착된다면 록다운으로 피폐해진 많은 나라들에 탈출구를 선사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UPI뉴스 / 이원영 기자 lwy@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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