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카소 '한국에서의 학살' 논란 종식된다"

이성봉 / 기사승인 : 2021-04-13 14:2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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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학살자 주체 여부 놓고 좌우 논란
"그림에 단서 없고 피카소 학살자 특정 안해"
비채아트뮤지엄 "전시 계기로 논란 마무리"

현대미술의 거장 파블로 피카소 탄생 140주년을 기념해 내달 1일부터 8월말까지 열리는 국내 최대 규모의 피카소 명화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서 한국전쟁을 소재로 한 '한국에서의 학살'이 국내 첫 선을 보인다. 

▲ 파블로 피카소, <한국에서의 학살>, 1951, 합판에 유화 [비채아트뮤지엄 제공]

 

비채아트뮤지엄이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개최하는 이번 전시회에서 '한국에서의 학살'은 간판 작품이라 할 수 있는데, 화제를 넘어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반전을 주제로 한국전쟁의 참혹성을 고발하는 이 걸작에서 임산부와 어린이 등을 총구로 겨냥하고 있는 학살자가 북한 인민군인지 국군과 미군인지 그 여부를 놓고 국내외에서는 논란이 확산돼 왔기 때문이다.

 

한국전쟁 발발 6개월이 지난 1951년 1월 피카소는 작품 〈한국에서의 학살 Massacre en Corée〉을 완성했다. 그리고 같은 해 5월 파리에서 열린 살롱 드 메(Salon de Mai) 전에 이 작품을 전격 공개했다.

 

이 작품은 세계 주요 회화 가운데 한국이라는 나라를 작품 제목으로 하고 한국전쟁을 소재로 한 유일무이한 작품이다.

 

더욱이 이 작품은 '게르니카 Guernica'(1937, 마드리드 레이나 소피아 미술관 소장)와 '시체구덩이 Le Charnier'(1944-1946, 뉴욕 근대미술관소장)와 더불어 피카소의 반전예술 3대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런 작품이 완성 70년 만에 우리나라에서는 처음 공개됨에 따라 관람자들이 직접 이 그림을 보고, 확인하는 과정에서 그 학살의 주체를 둘러싼 논란도 종식될 것이라고 비채아트뮤지엄은 밝혔다.

 

전수미 뮤지엄 관장은 "'한국에서의 학살'과 관련해 일부에서는 6.25 전쟁 중 북한 신천 같은 특정 지역의 집단 학살을 배경으로 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 작품 어디에서도 그런 단서는 찾아볼 수 없고 관련 기록도 전혀 없는 만큼 이는 사실무근"이라고 설명했다.

 

전 관장은 특히 피카소가 이 논란에 대해 공식적으로 밝힌 사실을 소개하며 "이번 전시를 계기로 그동안의 혼선과 논란도 일단락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피카소가 "전쟁의 모습을 표현할 때 나는 오로지 '잔혹성'만을 생각한다. 미국이나 다른 나라 군인들의 군모와 군복 같은 것들은 생각해본 적이 없다"('예술에 관한 글', Paris, Gallimard, 1998, p.70)며 이 작품의 논란과 학살 주체와 관련해 직접 명확하게 언급했다는 것이다.

 

폭이 2m에 달하는 이 대작은 과거 국공립미술관이 국내 전시를 여러 차례 추진한 바 있으며 우여곡절 끝에 이번에 반입되면서 미술애호가들은 물론 일반 국민들의 기대도 모으고 있다.

 

따라서 이번 '한국에서의 학살'의 국내 첫 전시는 "좌우 논쟁과 같은 논란을 마무리하고 역사적인 걸작을 통해 반전과 전쟁의 참상을 되새길 수 있다는 점에서 역대 어느 전시보다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UPI뉴스 / 이성봉 기자 sblee@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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