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와 흙덩이로 살아나는 인간"…박종덕 '인물 조각전'

이성봉  ·   ·   ·  / 기사승인 : 2021-04-13 16: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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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설화 속 인물과 인간군상 150점 조각
4월 14~19일, 인사동 토포하우스 갤러리 전시
"인간은 자체로 강력한 에너지를 가진 오브제"
▲ 나무와 흙덩이로 형상화된 박종덕 작가의 인물 군상 [토포하우스 제공]


역사와 설화 속 인물과 다양한 인간 군상이 나무와 세라믹으로 형상화한 조각 150점으로 살아나고 있다. 

버려진 나무를 깎고 흙덩이를 빚어 색을 입히는 색다른 미술 작업을 선보이는 박종덕(62) 작가의 '인물 조각전'이 서울 종로구 인사동 토포하우스 TOPOHAUS) 갤러리에서 14일부터 19일까지 열린다. 


이번 '인물 조각전'의 주제는 '나무 흙 사람 보기'다. 자연과 문명이라는 거대 담론 앞에 놓인 인간의 삶과 시간의 흔적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특히 버려져 갈라지고 퇴색한 자연에서 훼손되고 버려진 나무토막과 전통 가마에서 참나무 장작으로 구워낸 덩어리진 흙에 생명을 담아 우렁각시, 심청, 설문대할망 등 설화 속 인물뿐 아니라 유관순, 안중근, 싱가포르 정치가 리콴유 등의 역사 속 인물까지 다양한 형상을 구현했다. 


여기에 색채의 깊이를 더해 회화 드로잉을 공감각적으로 펼쳐놓은 조각예술에서 실험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 역사와 신화 속 인물은 박 작가의 주요 소재다. [토포하우스 제공]


그는 많은 소재 가운데 인물의 얼굴에 중점을 두는 것에 대해 "평소 인간에 대한 관심이 많고 인간의 내면과 본질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을 해 왔다."며 "인간은 그 자체가 강력한 에너지를 가진 대상이다. 사람은 살아가면서 가장 밀접하고 영향을 주는 존재로 예술 소재로서 확장성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한 나무로 인물조각을 하게 된 특별한 계기로는 "나무는 워낙 좋아하는 재료지만, 우리나라 전통 공예품 중 전통 장례식 때 사용하는 상여 부장품의 하나인 '꼭두(사람 형상을 한 상여 장식용 조각품)'라는 나무조각 인형 전시가 인상 깊었다. 그때 우리 전통공예의 맥락을 현대미술로 이어 현대적인 나무 인물조각 세계를 펼쳐보자는 꿈을 꾸게 됐다."고 밝혔다.

 

▲ 박종덕 작가 [토포하우스 제공]


박종덕 작가는 대구 출생으로 계명대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1985년 MBC 문화예술 분야에 입사해 근무하다 1991년 개국한 SBS로 옮겨 30여 년간 몸담았다.


마흔 즈음에 이르러 자신만의 고유한 예술세계 구축에 대한 고민 끝에 2002년 '나무에 인물을 형상화하고 색을 입혀 보기로' 작업 방향을 정했다. 퇴근 후에 나무를 다듬고 드로잉을 하며 인물의 얼굴 형태와 머리, 눈과 코와 입술 등을 정성들여 조각한 뒤 나무에 색을 입혔다.


그는 서울, 독일, 마이애미,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트페어에 참가했고 외국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나무토막 인물조각전', '한국초상미술전' 등 국내 개인전과 기획전을 통해 독창적 조각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제24회 한국방송 PD대상(미술부문)'도 수상했다.


박 작가는 2020년 방송을 떠나 본격 창작에 들어가 불에 의한 변화와 확장성이 매력인 흙인물 조각을 시작했다. 현재 남양주시 수동면에서 도예 작업을 하고 있는 양종석(수동요, 지곡도예원) 도예가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그는 앞으로 1만개 이상의 인물조각 작품을 만들겠다는 뜻을 품고 있다. 중국 진시왕의 병마용갱(兵馬俑坑)처럼 수많은 도공의 희생이 따르는 것이 아닌, 즐겁게 작업하고 관람객들이 그 작품을 보면서 자신을 성찰하고 다른 사람의 개성과 다양성을 존중하며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꿈을 꾸고 있다.


박종덕 작가는 "나무와 흙으로 빚은 인물 조각을 통해 봄햇살처럼 따뜻함이 우러나오는 깊은 향기에 빠져보는 즐거움을 선사하고 싶다"며 "조각에 얼굴을 그리고 색칠하는 회화적 행위로 예술작품으로서의 미적, 조형적 가치를 높이고 인물 조각으로 나를 돌아보는 성찰의 시간을 갖는 것이 이번 전시의 목적"이라고 말했다.

 
UPI뉴스 / 이성봉 기자 sblee@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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