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잔의 영향 받은 피카소의 '분석적 입체주의 걸작'은?

이성봉 / 기사승인 : 2021-04-26 17:3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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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보는 피카소 특별전의 걸작 <만돌린을 든 남자>
5월 1일~8월 29일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전시

결코 작지 않은 크기로 위엄을 보여주는 피카소의 <만돌린을 든 남자>(1911)는 <기타를 든 남자〉(1911)와 함께 분석적 입체주의의 양대 걸작으로 평가되고 있다.
 

▲ 피카소, <만돌린을 든 남자>, 1911, 파리, 캔버스에 유화, 162x71cm 


수직으로 길게 펼쳐져 수평의 두 배 크기가 넘는 병풍 모양의 캔버스 양식이 이색적이다. 피카소 작품으로서는 극히 드문 양식인 것이다.

 

일반적 캔버스 규격과는 달리 이 같은 수직형의 변형 사이즈는 미국인 컬렉터가 서재 장식용으로 주문해 제작된 것이었다.

 

작품의 소재는 음악으로 피카소 작품에 자주 등장한다. 피카소는 1911년에서 1913년 사이에 뮤지션을 주인공으로 대형 입체파 작품 8점을 시리즈로 제작했는데, <만돌린을 든 남자>는 이 가운데 한 점이다.

 

분석적 입체주의의 절정을 보여주는 이 작품 시리즈의 특징은 일반 캔버스에 아랫부분을 수직으로 늘린 캔버스의 크기이다.

 

작품을 면밀히 살펴보면 캔버스를 3등분할 때 위쪽 2등분은 원래 캔버스 부분으로 밀도 있는 채색과 짜임새 있는 구성을 보이는 반면 아래쪽 3분의 1은 이어 붙인 자국이 선명하고 채색과 밀도도 차이를 나타낸다.

 

즉 선과 면 중심의 기하학적 요소를 이용해 대상을 분할하고 해체함으로써 대상을 식별 불가능하게 구성한 점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시도는 보이는 대로 그리지 않고 생각하는 대로 그린다고 했던 피카소의 예술철학을 그대로 보여주는 실험 무대라 할 수 있다.

 

선과 도형으로 무질서한 듯 얽혀 있는 이 작품에는 회색과 갈색, 황토색의 유사 계통의 색을 사용하여 색채의 역할을 최소화했다.

 

단조로운 채색으로 인물도 만돌린도 보이질 않는다. 작품 제목을 참고하지 않고는 무엇을 주제로 삼고 있는지 인식이 불가능할 정도다.

 

음악과 회화의 통합이 만들어낸 결과이기도 하지만 추상의 경지에 거의 다다른 작품이다.

 

브라크와 피카소는 같은 해 추상의 시작을 알린 바실리 칸딘스키나 기하학적 추상으로 한 발 다가선 몬드리안과 달리 추상의 영역으로 들어가지 않았으며 종합적 입체주의라는 변화된 양식을 통해 구상의 세계로 돌아온다.

 

그렇다면 피카소는 왜 입체주의를 통해 난해한 표현방식에 이르게 되었을까.

 

원근법을 사용하지 않고 대상을 3차원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피카소가 시도한 화법은 세잔의 방식에 기인한다.

 

즉 기하학적 볼륨을 통해 대상의 해체와 통일 작업을 성공적으로 완성한 세잔의 화법이 피카소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 것이다.

 

피카소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세잔보다 더 세밀하게 대상을 부분적으로 잘게 쪼개서 해체하여 화면 위에 병치와 겹치기를 반복하며 구조물을 만들 듯이 기하학적 조합을 완성해 나갔다.

 

분석적 입체주의가 새로운 회화에 대한 끝없는 실험의 무대였음을 이 걸작은 보여주고 있으며 종합적 입체파로 들어서는 전조로 지금까지 높이 평가되고 있다.

UPI뉴스 / 이성봉 기자 sblee@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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