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우의 인사이트] 자산거품 붕괴, '도지코인'이 시발점 될 수도

UPI뉴스 / 기사승인 : 2021-05-08 20: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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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주식 등 모든 자산에 거품 낀 상황
거품붕괴 파장, 2008년 금융위기 능가할 것
미국 연방준비위원회(Fed)가 6일 발간한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자산가격 버블을 경고하고 나섰다. 대략의 내용은 '주식과 다른 위험자산들의 가치가 크게 올라 버블이 붕괴될 가능성이 있으며, 이 상황이 벌어지면 복합불황이 발생할 것이다'로 요약된다.

실제 버블 붕괴가 있을지는 알 수 없다. 버블은 터지지 전까지 버블이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자산가격이 역사상 어떤 때보다 높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많은 유럽 국가의 금리가 마이너스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유례없는 일로, 그만큼 채권 가격이 높다는 의미가 된다. 미국의 대표 지수인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의 주가순이익배율(PER)이 24배까지 치솟았다. 주당 순이익의 24배로 주식이 거래되고 있다는 얘기인데, 과거 평균이 14배 정도였던 걸 감안하면 현재 주가가 얼마나 높은지 알 수 있다. PER가 지금보다 높았던 건 IT버블이 정점을 향해 가던 2000년이 유일하다. 1분기에 미국의 주택가격이 연율로 11.2% 상승했다. 15년만에 최고다.

버블이 여러 자산에서 동일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과거에는 2000년 주식이나 2008년 부동산처럼 한 곳에서만 버블이 발생했다. 지금은 채권, 주식, 부동산은 물론 원자재, 가상화폐까지 가격에서 자유로운 곳이 없다. 이런 상황은 어떤 한 곳이라도 버블이 터질 경우 연쇄적인 반응이 일어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버블 붕괴는 가격을 못 이길 때 발생하는데, 모든 자산이 동일하게 높은 가격 부담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자산가격 버블이 커진 건 저금리와 유동성 때문이다.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말에 금리 인하와 유동성 공급이 시작됐으니까 벌써 13년이 지났다. 그 사이 미국은 한때 금리를 올렸지만 유럽은 거의 대응을 하지 않았다. 유동성은 대부분 국가에서 공급만 했지 줄이지 않았다. 이 상태에서 작년에 코로나19가 발생했고, 유동성 고삐가 완전히 풀리고 말았다.

전세계에서 16조 달러에 달하는 돈이 재정투자를 통해 공급됐는데, 세계 국내총생산(GDP) 합계의 20%에 해당하는 돈이다. 이 중 상당 부분이 실물경제에 쓰이지 않고 자산시장으로 흘러들어갔다. 그래서 전세계적으로 투자를 위해 떠돌아 다니는 돈이 2조 달러에 달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금이라도 유동성을 줄이기 위한 시도를 한다면 상황이 나아질 텐데 연준은 그럴 생각이 없다. 얼마나 답답했으면 경기 활성화를 위해 항상 낮은 금리와 유동성 공급을 원하는 재무부 장관이 직접 나서 금리를 좀 올려야 하는 게 아닌가라는 의견을 표명하기에 이르렀다.

버블은 항상 가격이 크게 오른 곳에서 터진다. 이번은 가상화폐, 그 중 도지코인이 시발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 6개월 사이에 가격이 220배 가까이 뛰었고, 그 과정에 엄청난 거래가 이루어졌으며, 시가총액도 증가했다. 본질적 가치가 얼마나 되는지는 아무도 알지 못해 버블이 만들어지기도 터지기도 쉬운 구조를 가지고 있다.

가상화폐에서 버블 붕괴가 시작되어도 부동산까지 번지지 않으면 수습하는데 문제가 없다. 경제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IT버블 붕괴 때 주식시장 역사상 가장 큰 버블이 터졌지만 별 문제없이 넘어간 걸 보면 영향의 정도를 알 수 있다.

불행히 부동산까지 문제가 번진다면 대책이 없다. 버블 붕괴의 파장도 2008년 금융위기를 능가할 것이다. 당시는 부동산만의 버블 붕괴였지만, 만약의 버블 붕괴는 여러 자산이 함께 연관돼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사실이 두려워 연준이 선도적으로 버블을 경고하고 나섰는지 모른다. 버블을 키우는 주역이었으면서. 버블 붕괴라는 사태가 오지 않기를 바란다.

▲ 이종우 이코노미스트

●이종우는

애널리스트로 명성을 쌓은 증권 전문가다. 리서치센터장만 16년을 했다. 장밋빛 전망이 쏟아질 때 그는 거품 붕괴를 경고하곤 했다. 2000년 IT(정보기술) 버블 때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용감하게 외쳤고, 경고는 적중했다. 경제비관론자를 상징하는 별명 '닥터 둠'이 따라붙은 계기다.

그의 전망이 비관 일색인 것은 아니다. 거꾸로 비관론이 쏟아질 때 낙관적 전망을 내놓은 경우도 적잖다. 2016년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브렉시트' 결정 직후 비관론이 시장을 지배할 때 정작 그는 "하루 이틀이면 진정될 것"이라고 낙관했고, 이런 예상 역시 적중했다.

△1962년 서울 출생 △1989년 연세대 경제학과 졸업 △1992년 대우경제연구소 입사 △2001년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 △2007년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 △2011년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 △2015년 아이엠증권 리서치센터장 △2018년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저서 <기본에 충실한 주식투자의 원칙> 등 이종우 전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이종우 이코노미스트(전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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