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순열 칼럼] " 사는집 말고 팔라"면서 투기 부추긴 문재인 정권

류순열 / 기사승인 : 2021-05-09 14:4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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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권 부동산정책은 실패라는데 이견 없으나
'수요 억제 정책탓에 실패했다'는 진단은 엉터리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은 실패했다. 실패도 이만저만한 실패가 아니다. 망국적 대실패다. '미친 집값'은 움직일 수 없는 증거다. 이제 이를 부정하는 목소리는 소멸했다. 결과에 대한 평가는 그렇게 '실패'로 수렴했다. 그런데 과정에 대한 진단은 다르다. 왜 실패한 건지를 두고는 상반된 진단이 공존한다. 어느 한쪽은 엉터리다.

문재인 정부 4년간 집값은 왜 그렇게 미친 듯 치솟았나. 어느 보수신문은 '세금 때리기'와 '규제 일변도 대책'을 지목했다. "소수의 주택 자산가를 징벌해 다수 서민·중산층의 환심을 사려는 편가르기 정책이 결국 집값 폭등을 불렀다"는 것이다. "수요 억제로는 집값을 잡을 수 없다는 게 드러났다"는 어느 유명 증권 애널리스트의 진단도 같은 얘기다.

이런 진단이 국민의힘, 보수 언론, 일부 시장 전문가들을 통해 유포되지만 단언컨대 엉터리 진단이다. 진실은 그 반대다. 지난 4년간 세금 때리기도, 규제 일변도 대책도 없었다. 문재인 정권은 수요억제 정책을 편 적이 없다. "사는 집 말고 파시라"고, 입으로만 수요를 억제했을 뿐 실제로는 투기를 부추겼다. 수요를 억제한 게 아니라 반대로 투기를 조장한 게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의 진실이다.

부동산 정책은 문 정부 초반부터 거꾸로 갔다. 임대사업자(다주택자)에게 온갖 혜택을 몰아주는 역주행으로 시작했다. 사는 집 말고 팔라는 공언과 정반대로 집을 사면 살수록 대박이 되는 정책을 편 것이다. 대국민 사기극이나 다름없다. 집부자들에게 재산세, 취득세, 양도소득세, 종합부동산세, 소득세에 걸친 엄청난 세제 특혜를 제공하는데 누가 집을 팔겠나. 집을 팔기는 커녕 늘리기 바빴다.

세제 혜택만이 아니었다. 실수요자 대출은 조이면서도 임대사업자(다주택자)에게는 확 늘려줬다. 임대사업자로 등록만 하면 집값의 80%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해줬다. 세금 깎아줘, 대출 늘려줘, 한마디로 주택투기에 꽃길을 깔아준 것이다. 그 결과 다주택자가 급증했고, 집값은 미친 듯 치솟았다. 부동산 정책 실패는 세금 때리기와 규제 정책이 아니라 투기 조장 정책이 낳은 예고된 실패였던 거다.

기회는 많았다. 잘못을 인정하고, 책임을 묻고, 정책 방향을 전환했으면 됐다. 그러나 어처구니없게도 문 대통령은 현실 인식이 아예 없었고, 여당은 안일하기 짝이 없었다. 대통령은 서울 집값이 이미 미쳐 날뛰던 2019년 11월 '국민과의 대화'에서 "대부분의 기간 동안 부동산 가격을 잡아왔고 전국적으로는 집값이 하락할 정도로 안정화되고 있다"고, 어디 딴 세상 사람인듯 말했다. 2019년 종합부동산세 강화 법안은 그나마 투기의 고삐를 죌 수 있는 계기였는데 이마저도 20대 국회는 어물쩍 뭉개버렸다.

그 결과 문 정권을 믿었던 무주택 서민들은 '벼락거지'가 됐다. 여당의 4·7 재보선 참패는 당연한 귀결이었다. 그런데도 달라지지 않는다. 느즈막히 강화된 주택 관련 세제는 비로소 오는 6월 시작되는 것인데, 시작도 전에 뒷걸음질칠 조짐이다.

1주택 실수요자의 보유세는 경감해주는 게 마땅하다. 그러나 논의 흐름은 여전히 투기 조장 연장선에 있다. 무주택 실수요자에게 다시 대출을 늘려주고, 다주택자 양도세를 깎아주자는 것부터 미심쩍다. 투기세력에게 탈출구를 열어주는 것이자, '영끌' 서민들에게 '폭탄'을 넘기는 계기가 될 것이다. 지금 집 문제의 핵심은 국민소득 대비로 역사상 최고점에 있는 '미친 집값'이다. 

엉터리 진단은 엉터리 해법을 낳는다. 실패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면 더 큰 실패가 기다릴 뿐이다. 촛불혁명 정부라는 문재인 정권은 끝까지 투기꾼을 위한 정권으로 마감할 것인가. 

▲ 류순열 편집국장

UPI뉴스 / 류순열 편집국장 ryoosy@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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