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향하는 美성장률…'4%대' 한국경제 명암은?

강혜영 / 기사승인 : 2021-05-11 17:2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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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성장률 韓 -1.0%·美 -3.5%…한국, 낙폭·반등폭 모두 작을 전망
"美성장세, 수출에 호재…연준 조기긴축시 가계빚·자산시장·내수 부담"
"한국, 먼저 회복했지만 백신이 성장세 갈라"…접종률 韓 7%·美 45%
미국 경제가 올해 7%에 달하는 고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큰 폭으로 역성장한 것에 따른 기저효과도 있지만, 광범위한 백신 공급 및 대규모 부양책에 따른 가파른 경기 회복세가 높은 성장률을 견인할 것으로 관측된다.

우리 경제는 이보다 다소 낮은 4%대 성장률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작년 낙폭이 작았던 만큼, 반등 폭도 상대적으로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경기가 빠르게 회복하면 대미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에 대체로 호재다. 하지만 미국 경기 과열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미국의 조기 금리 인상 가능성이 한국 경제의 주요 부담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의 긴축 시기가 앞당겨질 경우 우리 경제에는 금융 시장 등에서의 자산 가격 조정, 가계 대출 부실화, 소비 위축 등이 나타날 수 있다. 

▲ 한국 경제성장률 관련 이미지 [셔터스톡]

미 연준 핵심인사들 잇따라 장밋빛 경제 전망 제시

11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핵심 인사들이 미국 경제에 대한 장밋빛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보급에 속도를 내는 동시에 시의적절한 부양책을 실행하면서 예상보다 큰 폭의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3일(현지시간) 전국지역재투자연합(NOC) 행사에서 "경제 전망이 확실히 밝아졌다"며 "위기에서 완전히 벗어나진 못했지만 실질적인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진단했다.

연준의 삼인자로 꼽히는 존 윌리엄스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보다 한 발 더 나가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을 7%로 전망했다. 이는 연준이 지난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제시한 올해 성장률 전망치인 6.5%를 상회하는 수치다.

윌리엄스 총재는 '주택·금융업계 여성들'(WHF) 연례 총회에서 "완화적인 금융 여건, 강력한 재정 지원, 광범위한 백신 접종으로 올해 경제성장률이 1980년대 초 이후 경험해보지 못한 속도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올해 7%가량 증가할 것"이라며 "현대인들의 기억에 남아있는 경제에 가장 혹독한 시기를 보낸 뒤 찾아온 반가운 진전"이라고 했다.

미국은 현재까지 절반이 넘는 성인이 한 번 이상 백신을 맞아 전체 접종률은 45.2%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여기다가 1조9000억 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책 시행, 완화적 통화정책 유지 등에 힘입어 강한 회복세가 점쳐진다. 지난해 3.5% 역성장한 것에 따른 기저효과도 물론 작용할 전망이다.

올해 1분기 미국의 실질 GDP 증가율 속보치는 전기 대비 연율 기준 6.4%로 나타났다. 분기별 성장률로 환산하면 약 1.6%다. 미국 소비도 10.7% 급증했다. 상품 소비(23.6%)와 서비스 소비(4.6%) 모두 증가했다.

한국, 반등폭 작지만 회복속도는 더 빨라…美회복세에 수출 '수혜'

미국 경제가 경기부양책, 백신 보급 등으로 빠르게 회복하면 한국 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미국 경제의 호조는 기본적으로 국내 기업의 수출에 도움이 된다.

지난해 -1%의 역성장을 한 한국이 올해는 4%대의 성장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0일 취임 4주년 특별연설에서 "올해 우리 경제가 4% 이상의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도록 정부 역량을 총동원하고 민간의 활력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이 올해 성장률을 3% 중반대로 예상한다고 발표한 지 보름도 안 돼 정부는 전망치를 4%대로 높인 것이다.

연간 기준으로는 미국의 회복세가 더 강하다고 볼 수 있지만, 올 1분기에 한국 경제가 1.6% 성장하면서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먼저 회복했다. 1분기 한국의 GDP는 470조8467억 원으로 코로나19 사태 직전인 2019년 4분기 GDP(468조8143억 원)를 넘어섰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경제 수준을 놓고 보면 한국이 미국보다 빨리 회복됐다"면서 "우리는 1분기에 코로나19 이전 경제 규모를 회복했고 미국은 코로나 이전 수준을 2분기에 도달하게 된다"고 말했다.

특히 수출은 미국 등 글로벌 수요 회복 덕에 호조를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 1분기 수출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4분기 대비 103.1%를 기록했다. 민간소비는 94.5%에 그친 것과 대조적이다.

▲ 서울 성동구청에 마련된 서울시 1호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의료진이 화이자 코로나19 백신을 주사기에 소분 조제하고 있다. [UPI뉴스 자료사진]

백신 보급 수준은 한미 간의 성장률 수준을 벌려 놓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일 기준 한국의 백신 접종률은 7.2%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 교수는 "올해 미국의 성장률 전망치와 우리 성장률 전망치가 차이가 나는 것에는 두 가지 측면이 있다"면서 "첫 번째는 기저효과이며 두 번째는 백신"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백신 보급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경기도 강하게 회복되는 측면이 있지만 우리는 백신이 늦어진 것이 경기 부양을 늦출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최근 백신 접종률이 1%포인트씩 올라가면 전년 대비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0.021%포인트씩 상승한다는 연구 결과도 내놨다. 

경기 과열에 연준 조기 긴축시 한국 내수·자산시장 모두 '부담'

예상보다 빠른 미국 경제의 회복속도가 한국 경제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미국 내 인플레이션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연준의 조기 긴축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이 지난 5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10년 기대인플레이션율(BER)은 2.47%로 집계됐다. 시장에서는 향후 10년간 평균 2.47%의 인플레이션을 예상한다는 의미다. 이는 2013년 4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 같은 상황이 투자회사인 제프리스와 도이체방크 등은 연내 테이퍼링 언급 가능성을 점치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연내에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김정식 교수는 "미국 경제 호조는 대미 수출 긍정적 측면도 있지만 미국이 금리를 높이는 시기가 당겨질 수 있다"면서 "그렇게 되면 우리나라도 금리를 높여야 하는데 한은이 딜레마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금리를 높이자니 경기 회복이 완벽하게 안 된 상태이기 때문에 경기 침체가 심화할 우려가 있고, 미국이 금리를 빠르게 높이는데 우리는 금리를 안 높이면 자본 유출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이 경기 회복으로 올해 연말로 금리 인상 시기를 당겨 우리도 따라 높이게 되면 부동산, 주식 등 자산 버블이 붕괴될 소지가 있다"면서 "코로나19로 큰 폭으로 증가한 가계 부채도 부실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기 금리 인상 시 소비 회복세도 꺾일 수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1일 보고서를 통해 낮은 이자율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소비 위축을 완충하고 있으므로 당분간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통해 가계 소비를 비롯한 경기를 뒷받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하지만 지난달 미국 고용 상황이 예상보다 부진하면서 연내 긴축 전환은 시기상조라는 관측도 나온다.

연준이 주시하는 경제지표는 고용과 물가 두 가지다. 연준은 최대 고용(실업률 4.0% 이하)과 함께 2%를 완만하게 초과하는 물가 상승률을 달성해야 긴축 전환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월 기준으로 2.6%를 기록하면서 목표치를 웃돌았지만, 고용 지표는 예상보다 저조하다.

미국의 4월 실업률은 6.1%를 기록하며 전월(6.0%)보다 상승했다. 또 신규 고용은 대부분 33만 1000개의 일자리가 늘어난 식당과 레저 등 접객 분야에 편중됐다. 제조업 고용은 1만8000개 감소했다.

UPI뉴스 / 강혜영 기자 khy@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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