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광석 한달만에 34% 폭등…자동차·기계·조선업계 초비상

박일경 / 기사승인 : 2021-05-11 17: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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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산업부-철강협회 긴급 시장 상황 점검
호주산 철광석 하루 새 9%↑…'사상 최고가'
철강사 "생산라인 풀가동"…수출→내수 전환
올 들어 철광석 값이 폭등하면서 자동차·조선·기계 등 철강 수요업계가 비상이 걸렸다. 특히 중견·중소업체가 많은 자동차부품 업계는 급등하는 철강 가격 때문에 큰 타격을 받고 있다.

11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중국에서 수입하는 호주산 철광석 가격이 지난 10일 톤(t)당 228달러로 하루 새 8.7% 급등,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철광석 가격은 올해 들어서만 44.0% 상승했고 한 달 만에 33.5%나 올랐다.

▲ [NH투자증권 제공]

이날 정부와 한국철강협회는 포스코·현대제철 등 협회 회원사들을 소집해 시장 상황을 점검했다. 정부는 오는 13일 기계, 조선, 기자재 등 수요단체들을 불러 경영상 애로 사항을 청취할 계획이다.

철강업계를 중심으로 의견 수렴에 나서기는 했지만, 문제는 정부로서도 뾰족한 대책 마련이 쉽지 않다는 데 있다. 근본적인 원인은 가격 급등인데 정부가 나서 시장 가격을 안정시킬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지난 10일 중국 상해지역 열연 가격은 톤당 6670위안으로 전일 대비 5.9% 급등하며 사상 최고가를 갱신했다. 전국 평균 열연 가격도 6641위안으로 전날보다 6.5% 급상승했다.

세계 각국의 경기 부양책에 따른 수요 증가와 중국의 환경정책 강화로 인한 생산 감축이 맞물린 탓이다. 여기에 세계 1위 철강 생산국인 중국과 세계 1위 철광석 생산국인 호주의 긴장 관계가 극에 달하고 있는 점까지 겹치면서 철강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

▲ [NH투자증권 제공]

최근 중국은 호주와의 '전략 경제 대화' 중단을 선언했다. 중국과 호주의 마찰이 장기화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은 필요한 철광석의 약 80%를 수입하는데 수입 철광석의 61%를 호주에 의존하고 있다.

이에 산업부는 최근 철강사들에 "생산라인을 쉬지 않고 가동해 시장에 충분한 물량을 공급하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철강사들은 이미 생산 라인을 완전 가동 중이다. 이뿐 아니라 수출 물량 일부를 내수로 돌려 공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고로(용광로) 보수 일정을 조정해 생산 라인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안전사고 발생 위험에 결정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 [NH투자증권 제공]

철강 가격 '사상 최고가'…당분간 강세 전망

철광석 가격 상승장엔 수요와 공급 법칙 외에 금융·정치적 이슈 등 복합적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 세계철강협회는 지난달 전망에서 올해 전 세계와 중국의 철강 소비가 각각 5.8%, 3.0%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오는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정점으로 206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월 중국 정부는 탄소 저감을 위해 올 한해 철강 생산량을 전년보다 줄여야 한다고 언급했다. 실제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와 공업신지식화부가 다음 달부터 대기오염이 심각한 지역(징진지, 창장삼각주, 주강삼각주)에서 철강 생산능력을 축소하라고 지시했다.

현재 자동차·가전 등의 소재로 쓰이는 기초 철강재인 열연 강판뿐 아니라 냉연 강판, 선박을 만들 때 쓰는 후판 등 대부분 제품 가격이 고공행진 중이다. 원재료 값이 오르다 보니 철강사들이 제품 가격에 이를 반영한 때문이다.

하지만 수요 중소기업들은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고자 납품 단가에 철강재 가격 인상분을 반영하기가 쉽지 않아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다. 특히 자동차·가전 1차·2차 협력업체들은 반도체 수급 불안정에 이어 철강재 가격 급등이란 예상치 못한 영업 타격을 받고 있다.

▲ 포스코 광양제철소 제1용광로에서 쇳물이 생산되고 있다. [광양제철소 제공]

달궈진 철광석 값에…펄펄 끓는 철강株

반면 철강사들 주가는 용광로처럼 펄펄 끌고 있다. 포스코는 전일 장중 41만3500원까지 치솟으며 52주 신고가를 다시 썼다. 이날 포스코는 40만9500원에 마감하며 전일 대비 2500원(0.61%) 상승했다. 올 들어 포스코의 주가 상승률은 50%에 달하며 최근 한 달간 23% 급등했다.

같은 기간 포스코강판(97%), 동양에스텍(65%), 동국제강(47%), KG동부제철(34%), 세아베스틸(55%), 고려아연(15%), 현대제철(18%) 등 큰 폭으로 올랐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의하면 증권가에서 제시한 2분기 포스코의 예상 매출액은 16조4023억 원, 영업이익은 1조583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9%, 844%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 외에도 세아베스틸은 2분기 525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같은 기간 17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고, 현대제철(2725%)·동국제강(32%) 등도 양호한 실적을 내놓을 것으로 추산됐다.

변종만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철강 감산 조치가 현실화할 경우 철강재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중국과 호주 관계 악화와 탄소 저감 정책이 철광석 가격 상승 및 중국 정부의 철강 생산 감산을 야기하고, 이것이 철강 가격의 상승세를 연장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UPI뉴스 / 박일경 기자 ek.park@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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