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1분기 창사 이래 최대 실적…해운업 부활했다

강혜영 / 기사승인 : 2021-05-15 11:4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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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영업이익 1조 원 '어닝 서프라이즈'…매출 85% 급증
해운업 호황 장기화는 불투명…10년 전 치킨게임 재연 가능성
국내 최대 해운기업 HMM(옛 현대상선)이 1분기에 1조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거뒀다.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9808억 원)을 뛰어넘은 것으로, 1976년 현대상선 창립 이래 최대 분기 실적이다. 오랜 침체에 빠졌던 한국 해운업의 부활을 알리는 성적표라는 평가다.

▲ 세계 최대 규모의 2만4000TEU급 컨테이너 1호선 HMM 알헤시라스호 [HMM 제공]

HMM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1조193억 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했다고 14일 공시했다. 지난해 1분기에는 20억 원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5% 증가한 2조4280억 원으로 집계됐다. 당기순이익은 1541억 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197억 원 늘었다.

HMM은 운임 상승과 물동량 증가에 따라 매출과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고 밝혔다. 컨테이너 적취량은 작년 동기 대비 7% 증가했고, 미주와 유럽을 포함한 전 노선의 운임이 상승하면서 시황이 대폭 개선됐다. 세계 최대 2만4000 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 컨테이너선 등 초대형선을 대규모로 확보해 효율을 높인 것도 실적 개선 이유로 꼽힌다.

HMM은 우량화주 확보·운영효율 증대 등을 통한 비용 절감 방안을 더욱 정교화해 글로벌 선사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겠다고 밝혔다. HMM은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1만6000 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8척을 오는 6월까지 인도받아 실전에 투입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면 초대형선 총 20척을 확보하게 돼 85만TEU의 선대를 운영하게 된다.

HMM은 "국민과 정부 기관, 채권단의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어 이번 실적개선이 가능했다"면서 "앞으로도 대표 국적선사의 책임과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해운업의 침체기는 길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08~2009년이 시작이었다. 당시 머스크, MSC 등 주요 해운업체들은 불황이 닥치자 선박 규모를 키우는 방식으로 '운임 치킨게임'에 돌입했는데,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등 국내 선사들은 이러한 흐름을 따라가지 못했다.

특히 국내 1위이자 세계 7위 선사였던 한진해운이 유동성 문제로 2016년 말 파산하면서 위기는 더 가중됐다. 세계시장 점유율이 3%에 달했던 한진해운의 파산으로 2016년 초 105만TEU에 달했던 한국 선복량은 2016년 말 46만TEU로 떨어졌고, 해운 순위도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현대상선도 현대그룹에서 산업은행으로 경영권이 넘어가며 살아남았지만, 적자의 늪을 헤맸다. 그러다 정부가 몰락 직전의 한국 해운산업을 살리기 위해 2018년부터 투자를 하면서 반전 조짐이 나타났다. 정부는 2018년 '해운 재건 5개년 계획'을 수립하고, 한국해양진흥공사를 세워 현대상선의 초대형 선박 20척 발주를 지원했다.

현대상선도 HMM으로 새 출발 하며 지난해 세계 3대 해운동맹 '디얼라이언스' 정회원으로 가입했고, HMM은 동맹 내에서 세계 최대 2만4000TEU 컨테이너선 12척을 내세워 운항 효율성을 높였다.

여기에다 코로나19 여파로 선사들이 선복량(船卜量· 배에 실린 짐의 양)을 조정하고, 지난해 하반기부터 물동량이 폭증하면서 운임이 예년의 2~3배 수준으로 급등했다.

정부의 투자, 선사의 운항 효율성 개선에 물동량 증가, 운임 급등이 맞물리면서 해운업계가 부활했다는 평가다.

해운 호황기는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당분간 이어질 전망인데, 이후에도 장기간 지속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성수기인 2·3분기에는 물동량 증가와 선박 부족 문제가 단기에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최근 컨테이너선 발주가 크게 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2~3년 후에는 공급 과잉으로 10년 전의 치킨게임이 재연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한준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유럽 운임의 유례없는 폭등은 컨테이너박스 미순환에 따른 공급 부족 때문이므로 지속 가능성에 대해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면서 "미 서부항만 적체 선박 수 감소세 전환 등 공급 부족 현상 완화 신호가 다수 포착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HMM은 채권단과의 협의로 1만3000 TEU급 네오파나막스급 컨테이너선 12척 추가 발주를 준비하고 있다.

UPI뉴스 / 강혜영 기자 khy@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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