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野당대표 이준석, 김종인·윤석열과 손잡고 정권교체 나서나

김광호 / 기사승인 : 2021-06-11 16:5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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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심이 승부 갈라…李 여론 득표율, 4명 총합보다 17%p 높아
"당원들도 변하기로 작심한 것"…정권교체 위해 전략적 투표
李 개인에 대한 지지 아닌 정치권 물갈이 시대적 요구 반영
윤석열 입당, 김종인 역할 주목…與 대선 경쟁도 출렁일 듯
제1야당인 국민의힘에서 보수정당 역사상 첫 30대 당대표가 등장했다. '이준석 돌풍'이 '태풍'으로 진화하고 '현실'이 되면서 많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5060 중심의 정치권에 '세대교체 바람'이 거세지면서 1년도 안 남은 대권 경쟁 구도도 요동칠 것으로 전망된다. 

▲ 국민의힘 이준석 신임 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당기를 흔들고 있다. [뉴시스]

승부 가른 압도적 민심…이준석 여론조사서 58.76%, 나경원보다 30.5%p 앞

당권 경쟁의 승부를 가른 건 민심이었다. 6·11 전당대회 여론조사에서 이준석 당대표에 대한 국민 지지가 60% 가까이에 달해 당원 투표 결과를 압도했다. 이번 당대표는 당원투표(70%)와 여론조사(30%)를 합산해 선출됐다. 이 대표의 여론조사 득표율이 하도 높아 당원투표 비중이 큰 영향을 주지 못한 것이다.

이 대표는 11일 발표된 당원투표·여론조사를 합산해 43.82%를 얻었다. 나경원 후보는 37.14%. 격차는 6.7%포인트(p). 

이 대표는 여론조사에서 무려 58.76%를 득표했다. 나 후보를 포함한 경쟁자 4명 득표율을 모두 합친 것(41.25%)보다도 17.51%p 가량 앞섰다.

이 대표는 당원투표에서 37.41%, 나 후보는 40.93%를 얻었다. 나 후보가 당원투표에서 이 대표보다 3.52%p 앞섰으나 여론조사에서 28.27%를 얻는 데 그쳤다. 나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이 대표에게 30.5%p나 뒤져 뒤집기는 불가능했다. 결국 이 대표가 당심에서 나 후보를 바짝 추격하고 민심에서 최대한 격차를 벌린 게 승인으로 분석된다.

이준석 돌풍, 세대교체·정권교체 열망 반영

이준석 돌풍은 이준석 개인에 대한 지지가 아닌 시대적 요구를 반영했다는게 중평이다. 보수, 진보 진영으로 나뉜 채 정치적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편가르기와 대결을 거듭하고 있는 기성 정치권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과 분노의 결과로 여겨진다.

일단은 보수정당을 쇄신하고, 나아가 정치의 주류를 바꾸라는 국민들의 바람으로 읽힌다. 키워드는 낡고 올드한 정치인들을 물갈이하는 세대교체다.

이 대표는 당초 예상과 달리 예선 당원투표부터 나 후보에게 1%p 밖에 뒤지지 않는 뚝심을 보여줬다. 국민의힘 당원들이 일찌감치 이 대표에게 전략적 지지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수구 꼴통의 낡은 정당 이미지로는 내년 대선에서 정권 교체는 불가능하다고 보고 이준석을 통해 '젊고 새로운 보수'로 이미지를 바꿔 승리하자는 선택인 것이다.

'30대 당대표'를 만들어 중도로 외연을 확장하고 2030 젊은 세대를 끌어들여야 한다는 셈법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종훈 평론가는 이날 UPI뉴스와 통화에서 전대 결과에 대해 "당심이 민심을 따른 결과"라고 평가했다.

이 평론가는 "국민의힘 당원들도 작심하고 변하기로 마음먹은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어 "TK(대구·영남)를 포함해 전 지역 당원들이 그렇게 생각한다는 것은 상당히 큰 변화"라며 "향후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한 야권에서 놀라운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커졌다"고 내다봤다.

▲ 국민의힘 이준석(왼쪽)신임 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에 선출된 뒤 정진석 의원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뉴시스]

여야, 살아남기 위한 혁신 경쟁 예상…이준석, 계파정치 청산 나설 듯

이 평론가의 전망처럼 앞으로 정치권에 엄청난 충격과 후폭풍이 닥칠 것이란 예상이 많다. 낡은 정치를 바꾸라는 국민적 요구가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여야 모두 혁신과 쇄신을 통해 새롭게 변화하지 않고서는 살아남을 수 없는 상황으로 몰릴 수 있다.

이 대표는 우선 당내 계파정치를 청산하려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앞서 이 대표는 경선 과정에서 자신이 유승민계라는 지적에 대해 부인하며 앞으로 친이계, 친박계 등 계파정치를 불식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김성수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 대표는 사실상 유승민계로 분류되지만 타 후보들에 비해 크게 계파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기 때문에 계파정치에 휩쓸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김 교수는 다만 "아직 정치경력이 부족한 이 대표가 쇄신이나 개혁 과정에서 반대에 부딪쳐 지지부진해 질 경우 계파정치가 다시 부활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여야 대권 경쟁에도 '이준석 효과'…윤석열 입당, 김종인 역할 주목 

'이준석 효과'는 여야 대선후보 경선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입장에선 무엇보다 야권 유력 대선 후보로 꼽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 입당을 어떻게 이끌어 낼지가 최대 관심사다. 이 대표는 경선과정에서 '경선버스 정시출발론'을 주장하며 윤 전 총장 조속한 입당을 촉구한 바 있다. 윤 전 총장에게 끌려다니는 것이 아닌 공정한 대권 경쟁을 예고한 것이다.

이 대표는 대선 국면에서 '김종인 카드'를 꺼내들 것으로 관측된다.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컴백하면 역할이 주목된다. 신율 명지대 정치학과 교수는 "이 대표가 러브콜을 보내면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다시 국민의힘에 들어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그러면서 "현재 김 전위원장이 윤 전 총장과 거리를 두고 있지만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처럼 감정적인 골이 있는것은 아니기 때문에 정권교체를 위해 셋이 손을 잡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일각에선 세대교체 바람이 거세면 윤 전 총장 입지가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민심이 획기적인 변화·쇄신을 요구할 경우 윤 전 총장보다 '젊고 신선한' 잠룡이 급부상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다.

이 평론가는 "이 대표가 정치권에 새 바람을 일으킨다면 현재 만 40세 이상인 대선 출마 연령 제한 개헌 논의가 탄력을 받을 수 있다"며 "여야에서 젊은 새 후보가 급부상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 국민의힘 이준석(왼쪽) 신임 당대표가 11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김기현 원내대표와 함께 손을 들어올려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뉴시스]

여권의 대선후보 경선도 적잖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여권 1위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야권발 세대교체 바람으로 지지율 하락세를 보인다면 여권에선 '새 인물'에 대한 요구가 거세질 가능성이 높다. 이 지사를 내켜하지 않는 친문 주류로선 경선 변화를 시도할 명분이 생기는 셈이다.

김 교수는 "돌풍의 중심이었던 이준석이 당대표가 되면서 여당도 더욱 자극을 받게 될 것"이라며 "당장 '변화와 쇄신의 젊은 당' 이미지를 뺏기게 된 송영길 지도부로서도 고민이 많게 됐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여권 내 젊은 주자들도 자극받아 자신들의 목소리를 더 크게 내고 호기롭게 대권에 도전장을 내밀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의 당선으로 촉발된 정치혁명은 시작일 뿐, 이제 여야의 시선은 대선을 향해 있다. 기존의 정치를 송두리째 바꾸라는 국민의 명령에 부합되는 인물이 새롭게 등장한다면, 대선 판도는 한순간에 바뀔 수 있다.

야권에서 지지율 1위인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으로 직행할지, '제3지대'에서 깃발을 들지, 안 대표까지 포함하는 후보 단일화를 이뤄낼지, 아니면 분열될지 대선 길목에 많은 변수들이 남아 있다. '0선 중진' 이 대표의 정치력이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UPI뉴스 / 김광호 기자 khk@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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