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우의 인사이트] 주식으로 돈 벌 수 있을까?

UPI뉴스 / 기사승인 : 2021-06-12 15:4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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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3~10월 신규 주식투자자 62%가 손실
올해는 작년만큼의 수익률 기대하기 어려울 것
지금은 기대수익률을 낮추는 작업이 필요한 때
자본시장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작년 3월부터 10월까지 기존 투자자 열명 중 네 명이 주식 투자로 손실을 봤다고 한다. 신규투자자는 사정이 더 심해 62%가 손해를 봤다. 새로운 투자자의 누적수익률이 5% 정도이지만, 수수료 등 거래비용을 포함하면 마이너스였다.

3월 첫날 코스피가 2002 였고, 10월 마지막 날이 2267 이니까 8개월간 13% 올랐는데 실제 수익률은 그보다 훨씬 낮았다. 그 기간 중 코스피가 1430까지 떨어졌다가 회복돼 평균 값이 낮다는 사실까지 감안하면 상황이 더 심각해진다. '영끌'이란 단어가 만들어질 정도로 투자 열기가 강했던 걸 감안하면 초라한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이렇게 낮은 투자 수익률이 그때 뿐일까. 코스피 지수는 47년 전인 1975년에 처음 세상에 나왔다. 이후 기간 중 주가가 고점을 경신하면서 올라가는 이른바 대세 상승은 9년을 넘지 않는다. 나머지 80% 가까운 기간은 주가가 떨어지거나, 떨어졌다 회복하는 시간이었다. '옆걸음'도 상당 기간 진행됐는데 2011~2016년이 대표적이다. 5년반 동안 주가가 위아래 20% 내에 갇혀 있었다.

100, 1000, 2000 같은 마디숫자를 넘을 때마다 진통도 겪었다. 1977년에 코스피가 처음 100을 넘은 후 8년이 지나서야 100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1000은 더하다. 1989년에서 2004년까지 16년 동안 1000을 넘지 못했다. 2000의 경우도 사정이 비슷해, 2007년에 처음 해당 지수에 도달한 후 작년에 겨우 2000에서 빠져 나왔으니까 12년이 걸렸다.

주가가 이 모양이다 보니 수익률은 당연히 좋지 않았다. 1990년에 주식과 채권 그리고 서울지역 아파트에 각각 1000만 원을 투자했다면 지금 그 가치는 3400만 원, 9700만원, 7300만 원이 됐을 것이다. 대표 지수로 산정한 결과다. 30년 넘게 애를 태우면서 주식에 투자한 결과가 돈을 그냥 채권에 묻어둔 것의 3분의 1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그나마 작년에 주가가 50% 가까이 상승해 차이를 좁힐 수 있었지 재작년이 기준이었다면 결과가 더 형편없을 뻔했다.

이런 결과가 나온 데에는 2000년 이전 금리가 높았던 영향이 크지만, 최근 10년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 10년전인 2012년에 코스피가 2000 부근에 있었다. 지금이 3200 정도니까 60% 오른 셈이다. 10년전에 A등급 회사채 금리가 7% 내외였다. 채권가격이 오른 걸 제외하고 단순히 이자만 따져도 주식에 크게 밀리지 않는 수익을 얻을 수 있었다.

작년에 주가가 급등했고 그 과정에 많은 새로운 투자자가 시장에 들어왔기 때문에 주식에 대한 기대 수익률이 높을 수밖에 없다. 사람은 직전 상황으로 미래를 판단하기 때문이다. 작년은 우리 주식시장에서 몇 번 없었던 특이한 경우다. 그래서 기대 수익률을 작년에 맞추면 문제가 생기게 된다.

올해는 작년만큼 수익이 나지 않을 것이다. 주가가 높고, 경기와 기업실적 증가가 최고점을 지나 시장을 끌고 갈 동력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작년은 주가가 크게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신규투자자의 상당수가 손실을 봤다. 주가가 정체하거나 떨어지면 문제가 더 심각해진다. 주가가 하락하기 전이든 하락하는 와중이든 적절한 시점에 빠져 나올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지금은 기대수익률을 낮추는 작업이 필요하다.

▲ 이종우 이코노미스트

●이종우는 

애널리스트로 명성을 쌓은 증권 전문가다. 리서치센터장만 16년을 했다. 장밋빛 전망이 쏟아질 때 그는 거품 붕괴를 경고하곤 했다. 2000년 IT(정보기술) 버블 때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용감하게 외쳤고, 경고는 적중했다. 경제비관론자를 상징하는 별명 '닥터 둠'이 따라붙은 계기다.

그의 전망이 비관 일색인 것은 아니다. 거꾸로 비관론이 쏟아질 때 낙관적 전망을 내놓은 경우도 적잖다. 2016년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브렉시트' 결정 직후 비관론이 시장을 지배할 때 정작 그는 "하루 이틀이면 진정될 것"이라고 낙관했고, 이런 예상 역시 적중했다.

△1962년 서울 출생 △1989년 연세대 경제학과 졸업 △1992년 대우경제연구소 입사 △2001년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 △2007년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 △2011년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 △2015년 아이엠증권 리서치센터장 △2018년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저서 <기본에 충실한 주식투자의 원칙> 등 이종우 전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이종우 이코노미스트(전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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