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죽고싶지 않다"…'상경투쟁' 전국택배노조, 합의안 이행 촉구

김대한 / 기사승인 : 2021-06-15 16: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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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노조 결의대회' 산발적 진행
분류에만 3시간…'공짜 노동' 주장
택배사들, 합의문 '1년 유예' 요구
전국택배노조 측이 '상경투쟁'을 열었다. 택배사들과 지난 1월 합의한 '분류 인력 투입'을 서둘러 달라는 것이 골자다. 택배사 측은 합의안을 1년 유예해줄 것을 요청했다.

▲ 15일 서울 여의도 공원에서 택배노조합원들이 '택배 노동자들의 분류작업을 금지한 사회적 합의 이행 촉구 결의 대회'중 경찰과의 대치 속에서 집회 장비를 옮기고 있다. [문재원 기자]

15일 전국택배노조 측이 '택배노조 결의대회'를 산발적으로 진행했다. 전국택배노조 측은 "분류작업이 많아지면서 노동시간이 늘어나 과로사가 이어지고 있다"며 "분류작업을 택배 노동자가 아닌 택배사가 해야 한다"고 외쳤다.

이날 여의도 공원에서 진행된 집회에는 전국택배노동조합 부위원장 원영부, 경기지부 부지부장 이광영 등을 중심으로 100여 명이 참석했다. 전국택배노조 측은 산발적으로 진행된 집회까지 포함해 총 인원을 4000명으로 추산했다.

"더 이상 죽고 싶지 않다"…분류 도우미 '절실'

택배 노동자들은 과로사를 막기 위해선 택배사가 분류작업을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2~3시간씩 소요되는 분류작업을 대다수 택배 노동자들이 직접 수행하고 있으나, 이에 대한 별도 수당이 없어 '공짜 노동'이라는 지적이다.

원 부위원장은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22명의 택배기사가 쓰러졌다. 우리는 임금을 올려달라고 이 자리에 나온 것이 아니다. 그저 더 이상 죽지 않게 해달라는 것뿐이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분류작업만 도와줄 인원이 있다면 택배기사는 죽지 않는다. 20년 째 제자리인 택배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며 "이틀 전에 쓰러진 택배 노동자가 죽지 않길 바란다"고 애도를 표했다.

지난 13일 롯데택배 운중대리점 소속 택배기사 임모(47) 씨가 뇌출혈로 쓰러져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것을 염두한 발언이다.

전국택배노조 측에 따르면 전체 택배기사 측의 84%는 분류 도우미가 없거나, 분류작업을 택배기사가 수행함에도 그에 대한 임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 우체국을 둔 우정사업본부의 택배 업무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이 부지부장은 "분류작업만 제대로 끝나있어도 2~3시간의 업무가 단축된다"고 말했다. 보통 오전 7시~9시에 출근해 분류 작업을 마치고 평균적으로 12시에 배송을 시작한다. 평균 배송 시간은 6시간이다. 분류 도우미가 오전에 배송 물품을 쌓아놓으면 택배기사들은 오전 업무에서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

택배3사(CJ대한통운, 한진,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지난 1월 총 6100명 분류지원 인력 비용을 부담하기로 했고 실제 인력 투입이 이뤄졌다는 입장이다. 택배 분류인력 지원이 들어가지 않는 경우 분류작업을 하는 택배기사에게 수수료도 지급하고 있다.

노조는 크게 반발한다. 현장에선 택배기사들의 분류작업이 여전하다는 입장이다. 노조가 이달 2~3일 전국 택배기사 118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택배기사 중 84.7%(1005명)가 여전히 분류 작업을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별도 인력이 투입되지 않아 택배기사가 전적으로 분류 작업을 하고 있다는 경우도 30.2%(304명)로 조사됐다.

원 부위원장은 "실제 인력 투입이 이뤄졌다면 집회를 마련할 이유가 없다"며 "정상 배송으로 돌아갈 수 있으려면 대형택배사들의 실제적인 분류 인력 투입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택배 노동자 과로사 대책을 위한 사회적 합의기구(사회적 합의기구)'를 마련했다. '택배 분류작업은 택배사 책임'이라는 취지의 1차 합의안을 도출했다. 이에 따라 택배사는 택배기사 업무에서 택배 분류작업을 제외하고 심야 배송 금지 등을 하기로 했다.

하지만 지난 8일 사회적 합의기구 2차 회의에서는 노조와 택배사, 정부 간의 협상이 결렬됐다. 택배사들이 지난 1월 약속한 사회적 합의문 시행을 1년 유예해 달라고 주장하면서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다. 지난 9일부터 노조는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했다.

UPI뉴스 / 김대한 기자 kimkorea@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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