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허은아 의정 1년…"꼰대 정당을 실력파로 바꿀 것"

조채원 / 기사승인 : 2021-07-15 16: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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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국회 초선 임기 1년 릴레이 인터뷰] ④ 국민의힘 허은아 의원
"당 이미지 예전과 달라…의원들도 변화 받아들이고 동참"
"셧다운제 폐지·반려동물법…법과 현실의 괴리 좁혀야"
"사랑 받는 대통령 만드는 게 목표…경선부터 이기겠다"

21대 국회가 출범한 지 1년이 지났다. 의정생활을 처음 해본 여야 초선의원은 소회가 남다를 것이다. 개개의 '입법기관'으로서 보람을 느껴 열정을 키우거나 한계를 겪어 고민하는 시간을 보냈을 수 있다. 이들의 경험은 보다 나은 의정생활을 위해 귀중한 자산이 될 수 있다. 초선 목소리를 전하기 위해 릴레이 인터뷰를 게재한다.


"국민의힘은 변화를 받아들였다. 다음 단계는 그 변화가 옳았다는 걸 증명하는 일이다. 지금 그 시험 단계에 있다고 생각한다."

▲ 국민의힘 허은아 의원. 인터뷰는 지난 13일 비대면으로 진행됐다. [뉴시스]
 
허은아 의원은 지난 13일 UPI뉴스와 비대면으로 인터뷰를 갖고 "변화는 엄청나게 힘든 일이다. 변화 가운데 논란이, 고통이, 위험이 없을 수 없다"고 단언했다. 꾸준히 변모해 온 자신의 삶이 그 말을 뒷받침하는 듯 했다.

전문대를 졸업한 항공 승무원에서 경영학 박사, '이미지 컨설팅'이라는 분야를 개척한 사업가에서 대학 교수로. 작가이자 방송인으로. 그간 대중들에게 자기 얘기를 주로 해왔다. 이젠 반대다.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국회의원이다.
 
허 의원이 생각하는 '옳은 변화'란 무엇일까. 그는 문재인 정부 집권후 대한민국에 기회의 사다리가 점점 사라지는 것 같다고 짚었다. "우리 사회가 마련해준 사다리를 하나씩 밟고 올라왔다." 그런 만큼 계층 사다리를 키우고 지켜나가는 것이 정치인의 책무라고 했다. 허 의원은 "학연과 지연, 출신과 연고로 맺어져 있는 정치권의 틀을 깨고 국민 모두를 위한 정치를 하는 것도 정치인으로서 내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변화'로 국민에게 다가가고 있다. 국민의힘 이미지를 다가가기 싫은 '꼰대'에서 기대하게 만드는 '실력파'로 바꾸는 중이다. '강제적 셧다운제 폐지', '반려동물 진료 표준화법' 등 달라진 시대를 반영하는 법 개정안도 여럿 냈다. "조국 사태를 접하면서, 잘못된 정치 리더가 어떻게 국가를 양분내는지 보면서 '정치란 무엇인가'를 고민했다"고 한다.

최근엔 대선후보 선출 경선 룰을 설계하는 경선준비위원으로도 합류했다. "변화 바람을 계속 이어갈 것이다, 경선부터 이기는 대선을 만들겠다"는 다짐엔 근거 있는 자신감이 느껴졌다.
 
—임기 1년 소회를 밝힌다면.
 
"사업가이자 교수, 브랜드 전략가이자 방송인 등으로 분주하게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정치인으로서 최근 1년 반이 더 숨가빴다. 특히 '당의 때를 벗겨 달라'는 과제를 안고 정치에 입문했기에 국민의힘 이미지 개선에 주력했다. 지금 브랜드로서의 국민의힘 가치와 이미지는 1년반 전과 확연하게 달라졌다고 생각한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을 앞지르지 않았나. 이미지 변화에 어느 정도 기여했다는 점에 보람을 느낀다."
 
—당 이미지가 어떻게 바뀌었는가.
 
"일년 전 쯤 어느 인터뷰에선가 국민의힘을 '몰락한 양반'에 비유한 적이 있다. 과거에 머물러 변화를 이끌어 낼 의지도, 실력도 부족한 집단이랄까. 엘리트 집단으로 인정받고 싶은데 외부에서는 그렇게 안 봐줬다. 지금 국민의힘 이미지는 다르다. 국민들도 우리 당을 다른 눈으로 바라봐주신다는 걸 느낀다. 지금은 실력도 있고 반성도 할 줄 하는, 상식적인 집단으로 봐주시는 것 같다."
 
—국민이 국민의힘을 잘 봐주는데는 정부여당에 대한 반감으로 얻어진 반사이익적 측면도 있지 않나.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4·7 재보궐 선거 승리와 승리를 만들기까지의 과정, '30대 0선' 당대표 출현, 토론배틀을 통한 대변인 선발. 이런 새로운 시도들은 당의 변화와 혁신 속에서 가능했던 일이다. 의원들 개개인도 변화를 받아들이고 동참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허 의원은 강제적 셧다운제 폐지 내용을 담은 '청소년 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의 대표 발의자다. 보수정당에서 처음 나온 셧다운제 폐지 법안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지난 국회 대정부질문 때 '게임 셧다운제' 문제를 지적하자마자 여당에서는 셧다운제 폐지법안을 발의했다. 그런데 정작 국민의힘이 신중론을 고수해 공동발의 10명을 채우는 데조차 애를 먹었다고 했다.

▲ 국민의힘 허은아 의원이 13일 '게임 셧다운제 폐지 및 부모 자율권 보장'을 위한 정책 세미나를 진행하고 있다. [허은아 의원 인스타그램 캡처]

—얼만큼 애를 먹었나.

"평소 공동발의자를 모으는 것보다 서너배의 시간이 걸렸다. 법안 내용을 잘 몰라서기도 하지만 인식 때문이기도 하다. 게임산업의 지평은 셧다운제가 시행된 10년 전보다 훨씬 넓어졌는데 여전히 '게임은 안 좋은 것'이라는 인식에 머물러 있는 측면이 있다. 그런 부분들을 극복하기 위해 의원들을 찾아다니며 차근차근 법안 취지를 설명하고 설득해 발의할 수 있었다. 결과는 지켜봐야 알겠지만 여야에서 모두 개정 법안이 발의된 만큼 개정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셧다운제 폐지 법안의 핵심 내용은.
 
"청소년 게임에 대해서는 두 가지 규제가 있다. 하나는 여성가족부 소관의 '강제적 셧다운제'로 모든 청소년은 0시가 되면 인터넷게임을 이용할 수 없도록 한 제도다. 또 하나는 문화체육부 소관의 '선택적 셧다운제'로 청소년 본인이나 학부모가 요청할 경우 이용시간·이용 방법 등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이번에 발의한 '셧다운제 폐지' 법안은 선택적 셧다운제는 남겨두고, 실효성이 없는 '강제적 셧다운제'를 폐지하자는 것이다."
 
그는 강제적 셧다운제가 폐지돼야 하는 세 가지 이유를 들었다. 먼저 한 개 산업에 대해 두 개 부처가 이중 규제를 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일 뿐더러 실효성 문제가 가장 크다고 지적했다. 강제적으로 셧다운을 하니 청소년들이 부모님 주민등록번호로 성인 계정을 만들어 게임을 한다. 게임 중독이나 수면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게임 생태계가 이미 PC에서 모바일로 이동했는데 셧다운제는 PC 온라인 게임만 제한한다.
 
다음으로 청소년 접속 차단 기능 개발 등에 시간과 비용이 드니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게임 개발사들은 모바일 게임 개발 등에만 치중할 수 밖에 없다. 기형적인 게임 생태계가 지속되는 것이다. 최근 '마인크래프트'가 국내에서만 19세 이하 이용자의 계정 등록을 막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10년 전에 비해 게임의 위상이 달라졌다. 게임은 4차산업 시대의 고부가가치 산업이자 2022년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선 e스포츠가 정식 종목이다. 그런데 셧다운제는 '게임은 유해한 매체'라는 부정적 인식을 전제한다. 산업 발전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뿐더러 게임 소비자, 개발자, e스포츠 선수 등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문제가 있다. 결론적으로 법과 현실의 괴리를 좁히자는 거다."

—추진 중인 반려동물 관련 정책들도 같은 맥락인 것 같다.
 
"그렇다. 사회 변화를 법 제도가 따라가지 못하는 또 다른 예다. 민법 상 동물은 아직 '물건'이다. 애완동물이라는 말도 잘 쓰지 않는 지금 반려동물 관련 정책은 농림수산식품부에서 논의되고 있다. 동물 진료의 방법이나 절차가 표준화되지 않는 이유도 동물의 법적 지위 때문이다. 반려동물 의료 행위가 표준화돼 있지 않다보니 동일한 진료 항목에 진료비를 병원마다 다르게 책정해도 규제할 방법이 없다."
 
허 의원은 국민의힘 내 반려동물 동아리 '펫밀리'의 회장을 맡고 있다. 이 모임에는 강민국, 권명호, 김기현, 김웅, 박수영, 박진, 배현진, 양금희, 이헌승, 전주혜, 조태용 의원 등이 참여하고 있다. 반려동물, 반려인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구상하고 입법 활동도 한다.

▲ 펫밀리 인스타그램 캡처

"반려동물 진료 표준화법을 발의했다. 싫어하는 수의사 분들도 있겠지만 천만 반려인을 위해서는 설득해야 한다. 코로나가 아니었으면 '펫밀리'가 들어야 할 목소리, 찾아 가야 할 현장들이 정말 많은데 그러지 못하는 게 아쉽다."
 
허 의원은 반려동물 정책은 단순히 반려동물이나 반려인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비반려인도 함께 공존할 수 있는 방향이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반려동물의 관리와 보호를 용이하게 하는 '맹견 주의의무 강화법', '식별장치 활용도 제고법' 등을 추진중이다.
 
—경선준비위에서 흥행을 위해 어떤 논의가 오가고 있나.
 
"경선 흥행은 기획과 연출도 중요하지만 경선 주자들의 역량과 개인기가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경선 준비는 주자들의 강점을 부각하고 그 강점들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무대를 만드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민주당의 예비경선을 보니 무대와 기획은 좋았지만 '어대명(어차피 대선후보는 이재명)'이라는 구도에 맞서는 주자들의 개인기가 부족했다고 생각한다. 각 주자들이 변수와 돌발상황에 대처하는 모습, 정견 등으로 치열하게 맞붙는 모습 등을 충분히 보여줘야 재밌다. 민주당이 부족했던 점들을 반면교사 삼겠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입당했다. 어떻게 평가하는가.(15일 질문 추가)

"최 전 원장은 판사의 신중함과 감사원장의 철저함을 모두 갖추신 분이다. 그런 분이시기에 조속한 입당이라는 정도를 선택하신게 아닌가 생각한다. 지금 입당하셨고 대선 출마 의사를 밝히면 예비경선부터 참여하는 수순을 거칠 것이다. 홍준표 의원, 황교안 전 대표,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제주지사 등 잘 준비된 기라성 같은 주자들과 경쟁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당 밖 범야권 주자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남았다. 국민의당과의 합당도 가속화되는 상황이다. 윤 전 총장께서 어떤 전략적 판단을 하고 계신지 모르겠지만 주목도를 높이는 길은 당 밖이 아니라 당 안에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황교안 전 대표(왼쪽)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힘 초선 의원 모임 '명불허전 보수다' 온라인 강연을 하기 전 허은아 의원과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남은 의정 기간 꼭 이루고 싶은 게 있다면.
 
"처음 정치를 할 때부터 다짐한 두 가지 목표가 있다. 첫 번째는 '빨간당은 안된다'는 고등학생 딸이 지지할 수 있는 정당을 만들겠다는 것이었는데 어느 정도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두 번째는 국민들에게 사랑 받는 대통령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번 주로 37회를 맞은 초선 공부모임 '명불허전 보수다'를 통해 범야권 대부분의 대선 주자를 만났다. 이젠 경준위 일원으로서 두 번째 목표 달성에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퇴임 후 재판장에 서는 대통령이 아니라 국민의 지지와 성원을 이어 갈 수 있는 대통령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

UPI뉴스 / 조채원 기자 ccw@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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