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현대차에서 '알바' 뛰는 현대중공업 직원들

곽미령 / 기사승인 : 2021-08-26 18:0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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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정규직 최 모(30대) 씨는 요즘 주말에도 일한다. 일터는 현대중공업이 아니라 현대자동차 공장이다. 그곳에서 '알바'를 뛴다.

▲ 현대중공업 울산 본사 전경. [현대중공업 제공]


최 씨만이 아니다. 현대차에서 조립, 도장 등 주말 '알바'를 뛰는 현대중공업 직원들은 꽤 많은 듯하다. 업무는 과도한데 보상이 따라주지 않으니 '소득 보전'을 위해 그렇게 일하는 이들이 적잖다는 것이다. '배달 알바'를 하는 정규직 직원들도 있다고 한다.

'현대차 알바'를 뛰는 현대중공업 정규직 이 모(30대) 씨는 "현중 과장 연봉이 5천이 안된다. 밖에서는 조롱섞인 농담도 여러번 받았다"며 배경을 설명했다. "'대기업 과장이 돼갖고 원천징수하고 고작 4천밖에 못받냐. 직급명만 번지르르하네'라는 소리를 들을 때마다 속이 상한다"고 이 씨는 말했다.

정규직 김 모(30대) 씨는 "과장이 연봉이 4천 언저리인데, 그밑에 사원들 월급이야 오죽할까. 직원들 굴려서 임원들 배만 채우니 직원들이 줄줄이 퇴사하는게 아니겠냐. 그럼에도 사측은 손 놓고 방관모드다"라고 성토했다.

사내 분위기는 폭발 직전이다. 이들은 하나같이 권오갑 회장이 부임하고 나서 회사는 매년 어려워졌다고 말한다. "임원들 눈밖에 난 능력있는 인재들은 다 해고된다.", "과장 이상 성과연봉제라는 틀을 만들어 임금은 제자리걸음인데 오히려 업무량은 2배로 늘었다.", "사측은 회사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얘기하지만, 오너일가에게는 매년 천 억 가까운 규모의 배당금을 준다"식의 불만이 여기저기서 터져나온다. 

대기업 정규직 사원들이 관계 대기업에서 '알바'를 한다는 것도 희한한 일인데, 더 이상한 건 사측이 이런 사실을 뻔히 알고 있으면서 팔짱만 끼고 있다는 사실이다. 현대차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오자 "사내 협력사에서 아르바이트 하는 직원은 검사를 받으라"는 안내문자를 보내는 게 고작이었다. 

▲ 현대중공업 종합상황실에서 8월초 직원들에게 발송한 문자

현대자동차 연구소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줄줄이 발생했던 지난 8월 초 현대중공업 종합상황실에서 사내 직원들에게 한 통의 문자를 발송했다. "현대자동차와 사내협력사를 포함한 기업에서 단기간 근무, 또는 아르바이트를 진행한 직원은 선별진료소를 이용해 코로나검사를 실시해 주기를 당부한다"는 내용이었다.

정규직 김 모 씨는 "쪽팔려서 얼굴을 들고다닐 수가 없을 지경이다. 타 기업에 나가서 알바를 하는게 무슨 자랑이라고 동네방네 문자까지. 어이가 없었다"고 했다.

현대중공업 홍보실 문성훈 매니저는 "문자는 8월초 울산지역에 전반적으로 코로나가 확산되었고, 현대자동차에서도 확진자가 많이 나와서 직원들에게 안내 차 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대자동차 단기근무 아르바이트에 대해서는 "회사에서 별도의 입장을 낼 게 없다"고 말했다.

UPI뉴스 / 곽미령 기자 ayms7@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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