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고발사주 의혹 사건 기획자는 한동훈 검사장일 것"

탐사보도팀 / 기사승인 : 2021-10-08 15:3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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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발사주 의혹' 사건으로 개인 정보 공개된 '제보자 X' 인터뷰
제보자X, 윤석열·손준성·김웅 등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소
"검찰이 나를 옭아매려고 딸 통화기록까지 뒤졌다" 증거 제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검찰총장 재직 시절, 검찰이 '반(反)검찰 인사' 고발을 사주했다는 이른바 '고발사주 의혹' 사건이 새 국면을 맞았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최근 김웅 국민의힘 의원과 공익제보자 조성은 씨가 나눈 통화 녹취 파일을 복구하면서 실체가 구체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조 씨는 지난 7일 공수처가 복원한 자신과 김웅 의원의 통화 녹음파일을 공개해달라고 공수처에 요구하기도 했다.

수사 결과에 따라, 이번 사건은 내년 대선의 메가톤급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해당 고발장 작성자 측은 공격 대상으로 최강욱 의원 등 열린민주당 관계자와 일부 언론인, 그리고 '제보자X'를 정조준하고 있다.

김웅 의원이 지난해 4월3일과 4월8일 두 차례에 걸쳐 조성은 씨에게 전달한 텔레그램 사진파일엔 최강욱 의원 등에 대한 고발장들이 있다. 여기에 '제보자X'에 대한 고발장과 제보자X의 페이스북 캡처 사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 등에 관한 판결문 등이 있다. 텔레그램 사진 파일엔 '제보자X가 ○○○임'이라고 그의 실명이 나온다.

제보자X는 지난해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채널A 검·언 유착' 제보자다. 그간 여러 미디어 채널을 통해 검찰 개혁을 강하게 주장했다. 때문에 검찰에겐 '눈엣가시' 같은 존재다.

▲ '제보자X'가 지난 5일 서울 모처에서 UPI뉴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제보자X는 고발사주 사건이 터진 이후 윤 후보와 손준성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전 대검 수사정보정책관), 김웅 의원 등을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텔레그램 사진 파일에 자신의 실명과 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정보가 그대로 공개돼서다. 이외에도 고발장엔 필명인 '이오하'라는 이름으로 작성된 페이스북 게시물도 첨부돼 있다. 현재 경찰은 이들 자료가 고발장에 담긴 이유를 찾는 데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일 서울 모처에서 UPI뉴스 취재진과 만난 제보자X는 "지난해 3월 MBC가 채널A 검·언 유착 사건을 보도한 후 조선일보가 나에 대해 신원을 공개한 기사를 쓴 것이나, 법세련(법치주의바로세우기행동연대) 등 보수단체가 작성한 고발장은 검찰이 제공한 자료를 기초로 한 것"이라고 강하게 주장했다.

그러면서 "조선일보 보도 직후인 지난해 4월3일 개인 페이스북을 폐쇄했는데 어떻게 지난해 4월 중순 법세련 고발장이나, 이번 고발사주 문건에 들어갔겠는가. 이는 나를 공격하기 위해 검찰이 사전에 준비한 것"이라고 강하게 의심했다. 제보자X가 고발사주 의혹 사건 이후 언론 인터뷰에 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언론에 자신의 실명과 얼굴이 공개되길 원치 않았다.

그는 고발사주 의혹 사건의 기획자로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전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을 지목했다. 아울러 "검찰이 나를 옭아매기 위해 이번 사건과 전혀 관련 없는 내 딸의 통화기록까지 뒤졌다"며 관련 자료를 공개했다.

▲ '검언유착'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동재 전 채널A 기자가 지난 7월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채널A 사건 이후 어떻게 지냈나.

"보수단체로부터 지난해 고소·고발당하고 검찰 조사를 지속적으로 받았다. 일반적인 사회 활동은 거의 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간 주식시장에서 경험했던 일들을 틈나는 대로 정리해 두 달 전 책(당신의 수익은 우연입니다)을 냈다."

―최근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한 것으로 안다. 어떤 근거로 검찰이 고발사주 했다고 보는가.

"이번 청부고발 사건은 단순히 김웅-손준성-윤석열 관계에서 끝나는 게 아니다. 과거 수많은 진보 인사들을 고발한 보수단체 '법세련' '자유민주 국민연합'과 관계가 깊다. 국민의힘 정치인이 관여하고 있는 자유시민 국민연합과 진보인사 전문 고발단체인 법세련이 지난해 제출한 고발장엔 내 페이스북(필명 '이오하') 캡처 사진이 있었다. 수사검사가 한 장 한 장 보여줬다. 그런데 이들 단체는 당시 내 페이스북을 캡처할 수가 없었다."

"고발사주 의혹 사건에 한동훈 검사장 연루"

―왜 그런가.

"왜냐하면 작년 4월3일 조선일보가 나에 대한 신원을 공개한 바로 그날 페이스북을 일시 폐쇄했기 때문이다. 관련 자료도 지웠다. 때문에 자유민주 국민연합이 나를 비롯해 MBC 대표와 기자들을 고발한 작년 4월20일이나, 법세련이 나와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 황희석 변호사를 고발한 5월4일엔 이 자료를 구할 수 없다. 그렇다면 국민의힘이나 검찰로부터 받았을 가능성이 크다. 현재 검찰에 (자유민주 국민연합, 법세련 인사 등의) 진술조서 정보공개를 신청해놓은 상태다. 입수하는 대로 이들 단체를 고소할 예정이다. 이번 '손준성 보냄' 텔레그램 사진 파일에 '손준성' 이름이 나오는 건 검찰 발(發) 자료라는 명백한 증거다."

▲ 제보자X가 지난해 4월21일 필명 '이오하' 페이스북 재오픈 후 작성한 글 [제보자X 제공]

―고발사주 사건 고발장에 제보자X의 실명과 주민등록번호가 노출된 판결문도 첨부돼 있다.

"나를 사회에서 매장하려는 행위다. 그 (특가법 등) 사건만 해도 수감 당시 검찰이 재수사를 약속했다. 만약 그렇지 않으면 가석방을 돕겠다고 했다. 약속만 믿고 수감자 신분으로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부에서 2년 6개월 동안 기업범죄 수사를 도왔다. 그 결과 검찰은 기업 범죄자들을 100여 명 기소하고 수백억 원의 벌금과 추징금을 국가에 귀속시킬 수 있었다. 하지만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이에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 중이다."

―검찰 조사받을 때 또 이상한 점은 없었나.

"나하고 MBC 기자 등 관련자 통화, 문자메시지 기록을 검찰은 이미 다 갖고 있었다. 심지어 내 딸의 통화기록까지 통신조회를 다 해놓았다. 지난 8월 관련 자료를 넘겨받았다. 통신조회 기간은 작년 2월부터 4월까지였더라."

―왜 사건과 관련 없는 딸 통화기록까지 조회했다고 보나.

"잘 모르겠다. 딸은 내가 페이스북 활동을 하는지조차 모른다."

▲ 제보자X가 지난 8월 서울중앙지검으로부터 받은 통신자료 조회 통지문 [제보자X 제공]

― 왜 당시 페이스북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나.

"그땐 생각을 못 했다. 내가 페이스북 자료를 지웠다는 사실조차 깜빡했다. 왜 이런 걸 썼느냐고 묻기에 거기에 대한 답만 했지 자료가 지워졌다는 사실은 깜빡했다. 페이스북은 그 이후인 지난해 4월21일 재오픈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고발사주 의혹 사건에 한동훈 검사장이 연루돼 있다고 강하게 주장했는데.

"나 역시 같은 생각이다. 지난해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의 징계 의결서를 보면 딱 이 시기, 지난해 4월3~4일에 손준성 당시 대검 수사정보정책관, 권순정 대검 대변인, 한 검사장이 카카오톡으로 수시로 연락한다. 이 시기 한 검사장은 (윤석열 전 총장의 부인) 김건희 씨하고도 통화한다. 이유가 뭐겠는가. 이걸(고발사주를) 세팅하기 위한 거다. 한 검사장은 MBC가 자신과 관련된 사건을 취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작년 3월22일쯤 눈치챘다. 그때부터 윤석열 총장과 대응책을 논의했을 것이다. 과거 이동재 채널A 기자가 내게 직접 들려준 한 검사장과의 대화파일엔 이런 말이 나온다. '대검 범정(수사정보정책실 전신) ○○○검사를 찾아가. 내가 믿을 만한 친구야'라고 말이다. 한 검사장은 당시 부산고검에 근무했다."

"또 다른 검사 두 명도 고소할 예정"

―지난해 4월3일 고발장이 전달됐다면 3월31일 MBC 보도 이후 단 며칠 만에 검찰이 당신에 대해 조사했다고 봐야 한다. 이전부터 검찰이 당신을 조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나.

"물론이다. 인터넷 매체 뉴스타파의 '죄수와 검사' 10부작에 출연한 이후 주식시장 사람들로부터 '남부(서울 남부지검)에서 (제보자X는) 앞으로 주식시장에서 일하지 않을 것이냐고 물었다'며 연락해왔다. 공중파 방송 기자를 통해 연락처를 받았다며 대검 범정(범죄정보)쪽 사람한테서 연락 오기도 했었다."

―최강욱 의원 등에 대한 고발장 작성을 국민의힘에 부탁하려면 전화상으로도 충분히 가능한데 굳이 텔레그램에 흔적을 남기면서 문서를 보낸 이유가 있었을까.

"지난해 3월 31일 MBC 보도 이후 나름대로 저쪽(검찰)에서도 급했을 것이다. 물타기를 하거나 맞대응해야 했다. 나름 그런 양식을 취해서 국민의힘이 고발토록 한 것이 분명하다."

―주식시장에서 오래 활동한 것으로 안다. 과거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나.

"이번처럼 검찰이 특정 정당과 합작해서 청부 고발한 사건은 처음이다. 하지만 과거 주식시장에선 치열한 법적 다툼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검찰이 한쪽 편을 들어 사건의 은밀한 사실을 고위직 검사 출신 변호사에게 흘려줘 고소토록 하는 것은 종종 봤다. 심지어 검찰 관계자가 밖에서 사건 당사자를 만나 뇌물을 받고 사건 상대방의 고소장을 대신 써주고 '어느 시점에 검찰에 접수시켜라'라고 개입하는 경우도 있었다."

―앞으로의 계획은.

"최근 공수처가 손준성 검사와 또 다른 검사 두 명이 이번 사건에 관련돼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들을 추가 고소할 예정이다."

UPI뉴스 / 탐사보도팀 송창섭·김지영·남경식 기자 tamsa@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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