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 불패신화는 없다…'개미기자'의 청약 체험기

김해욱 / 기사승인 : 2021-10-14 18:4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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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 플랫폼 '케이카' 공모주 청약 후 팔기까지
상반기와는 다른 시장 분위기…결국 9% 가량 손실
지난해부터 대한민국 공모주 시장은 호황의 연속이었다. 특히 유명 대기업과 관련된 기업이 신규 상장을 하면 '따상'(상장 당일 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에 형성된 뒤 상한가를 기록하는 것)은 당연한 것으로 여겨졌다.

개미들 역시 용돈벌이를 목적으로 공모주 청약에 열을 올렸다. 중복 청약을 노리고 여의도 모든 증권사를 돌아다니며 발품을 팔았다는 얘기도 심심치 않게 들렸다. 금융위원회는 지나친 과열을 막겠다며 지난 6월부터 중복청약을 금지시킬 정도였다. 대기업 관련 공모주 흥행공식은 지금도 여전할까? 기자가 직접 공모주 청약을 해봤다.

지난 1일 기자는 중고차 거래 플랫폼 '케이카' 공모주를 청약했다. 청약 기간은 9월 30일~10월 1일 이틀간이었다. '카카오페이'가 오는 25일 청약 예정이지만, '카카오'가 최근 골목상권 침해 논란으로 주가가 크게 하락한 점이 투자를 꺼리게 했다. 반도체, 2차 전지, 폴더블폰 관련 회사들의 기업공개도 예정되어 있었지만 대기업과 연관이 있어야 한다는 이른바 '흥행공식'에는 맞지 않아보였다. 그래서 과거 SK계열사였던 케이카를 선택했다. 

▲ 지난 1일 '케이카' 공모주 청약 신청 완료 화면 [김해욱 기자]

공모주 청약절차는 어렵지 않다. 청약기간에 맞춰 해당 공모주 청약을 진행하는 증권사 앱에서 HTS(홈트레이딩시스템)를 통해 신청하면 된다. 다만 증권사에 따라 청약기간에 개설된 계좌로는 신청을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으니, 하루 전 미리 계좌를 개설해 놓는 것이 좋다.

지난해의 청약 광풍으로 올해부터는 물량의 절반 이상을 최소 청약 수량인 10주 이상을 청약한 모든 투자자에게 동등하게 배정하는 공모주 균등 배정 방식이 도입됐다. 자금력이 부족한 개미 투자자들을 배려한 조치다. 기자는 최소 청약 수량의 2배인 20주를 신청했다. 청약증거금을 납입해야 하는데 통상적으로 공모가의 절반 수준이다. 케이카의 한 주 가격은 2만5000원이라 총 25만 원을 넣었다.

이날 오후 발표된 케이카의 청약 경쟁률은 8.7대 1. 올해 공모주 청약을 진행한 기업들 중 낮은 편에 속했다. 올해 상장한 기업들 중 카카오뱅크는 경쟁률이 181.1대 1, 현대중공업은 405.5대 1, 와이엠텍은 2939대 1로 경쟁률이 매우 치열했다. 낮은 경쟁률로 배정받을 최소 청약 수량이 줄어들지는 않게 됐지만 흥행에는 적신호가 켜진 것이다.

지난 5일 증권사로부터 공모주 배정 결과가 통지됐다. 최소 청약 수량인 10주를 배정받았다. 20주를 신청했기에 추가로 증거금 납입을 하면 10주를 더 받을 수 있었지만 경쟁률이 낮은 점이 마음에 걸려 추가 납입은 하지 않았다.

▲ 인천 서구의 한 선착장에 중고자동차가 주차돼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케이카의 증시 상장일인 지난 13일. 경쟁률이 낮아 크게 기대하진 않았지만 결과는 기대 이하였다. 시초가부터 마이너스였다. 시초가가 2만2500원으로 공모가보다 10% 낮아 시작부터 손실이었다. 상장 후 1시간이 지난 무렵, 공모가보다 딱 100원 높은 주 당 2만5100원을 기록한 것이 이날의 최고가였다. 이날 종가는 2만3000원으로 시초가보다는 높았지만 공모가 대비 8% 낮았다.

따상은 어렵더라도 용돈벌이나 해보자는 취지로 투자했지만, 큰 고민 없이 시작한 투자는 손실로 돌아왔다. 기자는 이날 오후 2시 50분 즈음 주 당 2만2700원으로 10주 전량 청산했다. 총 투자금은 25만 원이었고 주 당 2300원 손실을 기록해 총 2만3000원(9%) 손실을 입었다.

케이카의 성적은 예상보다 부진했지만, 올해 따상에 성공한 회사들이 여럿 있다. 지난 3월 상장한 SK바이오사이언스를 비롯해 삼영에스앤씨, 모비릭스 등 올해 상장한 46곳 중 10곳이 따상에 성공했다. 당시 주식을 배당받아 '따상'에 판 이들은 주 당 10만4000원(SK바이오사이언스), 1만7600원(삼영에스앤씨), 2만2400원(모비릭스)을 손에 쥘 수 있었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공모주 시장의 인기는 시들어가는 분위기다. 하반기 공모주 시장의 큰 관심을 끌었던 롯데렌탈, 배틀그라운드 개발사 크래프톤 등은 따상에 실패했고, 특히 롯데렌탈은 상장 이후 공모가를 한 번도 넘지 못했다.

앞선 공모주 투자 사례를 참고하지 않더라도 투자 실패는 어느 정도 예측 가능했다. 공모단계에서 흥행에 실패했다는 뉴스가 들려왔기 때문이다. 당초 케이카는 공모 희망가격을 3만4300원~4만3200원 사이로 제시했지만 기관 대상 수요예측이 예상보다 낮게 나오며 최종 공모가를 2만5000원으로 대폭 낮췄다. 그럼에도 상장 첫날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하루가 지난 14일 오후 4시 기준 2만4500원으로 첫날보다는 올랐으나 여전히 공모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최근 증시가 하락 추세인 것도 실패의 한 원인이었다. 올 상반기 코스피는 사상 처음으로 3300선을 돌파하며 승승장구했지만 3분기 들어서며 반도체 공급망 이슈, 카카오와 같은 플랫폼 기업들에 대한 규제 필요성이 제기되며 주춤하기 시작했다. 중국 부동산 그룹 헝다의 디폴트 사태는 세계적 금융위기 가능성을 부각시키며 투자심리를 더 위축시켰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조기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가능성 증가는 결정타로 작용하며 코스피는 3000선 아래로 내려간 상태다.

공모주 청약은 예전만큼 매력적이지 않다. 용돈 정도 벌어볼 요량으로 섣불리 도전했다가 원금까지 손해 보게 되는 실수를 하지 않으려면, 신중한 종목 선택이 필요하다. 하나금융투자 관계자는 "최근 연속된 국내 대규모 IPO 딜로 개인투자자들의 시장 참여도는 점점 낮아지는 추세"라며 "이름값만을 믿고 투자해선 안 되고 시장 상황과 해당 종목에 대한 면밀한 검토 후 투자 결정을 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UPI뉴스 / 김해욱 기자 hwk1990@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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