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첫 정상회담, '하나의 중국' 한가지는 재확인

김당 / 기사승인 : 2021-11-16 17:44:49
  • UPI뉴스 페이스북 공유하기UPI뉴스 페이스북 공유하기
  • UPI뉴스 트위터 공유하기UPI뉴스 트위터 공유하기
  • UPI뉴스 Pinterest 공유하기UPI뉴스 Pinterest 공유하기
  • UPI뉴스 네이버밴드 공유하기UPI뉴스 네이버 공유하기
  • UPI뉴스 네이버 공유하기UPI뉴스 네이버밴드 공유하기
  • -
  • +
  • 인쇄
中매체 "바이든, 대만독립 지지안해"…백악관 "대만 현상변경 반대"
양국 공동성명 없는 일방 발표로 혼선…갈등해법 합의에 실패한듯
美 "신장과 티벳 인권·불공정 무역관행 등 우려"…북한 의제도 논의
미·중 정상이 역사적인 첫 화상 정상회담을 시작하며 각각 '충돌로 가지 않을 책임'과 '평화 공존'을 강조했으나 갈등 해법을 합의하는 데는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 중국 국무원은 16일 오전 9시14분(한국시간 10시14분) 홈페이지에 '시진핑,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화상 회동' 제목으로 발빠르게 시 주석의 모두 발언과 함께 관련 소식을 전했다. [중국 국무원 홈페이지 캡처]

회담 전부터 우려했던 대로 두 정상은 실천이 담보되지 않은 '하나의 중국'이라는 '총론'에는 합의했지만, 이를 실천할 '각론'에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충돌했다. 첫 정상회담에서 '하나의 중국' 정책 한가지만 재확인하는 데 그친 것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미국 시간 15일 오후 7시45분께, 중국 시간으로 16일 오전 8시45분(한국시간 9시45분)께 회담을 시작해 194분 동안 첫 화상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른바 G2 또는 양국집단(两国集团)의 대립구도에 대한 지구촌의 관심을 반영한 듯, 중국 국무원은 이날 오전 9시14분(한국시간 10시14분) 홈페이지에 '시진핑,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화상 회동' 제목으로 발빠르게 시 주석의 모두 발언과 함께 관련 소식을 전했다.

이에 따르면 시 주석은 "중국과 미국은 모두 중대한 발전 단계에 있으며, 지구촌에 살고 있는 우리는 함께 여러 가지 도전에 직면해 있다"면서 "세계 1·2위 경제대국이자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마땅히 소통과 협력을 강화해 국제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이어 "우리는 각자 내정을 잘 운영하면서 국제적 책임을 짊어지고 세계 평화와 발전이라는 숭고한 대의명분을 증진시키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면서 "이는 양국 국민과 전 세계인의 공동 비전이자 미·중 지도자들의 공통된 사명"이라고 고상하게 말했다.

"각자 내정을 잘 운영하면서 국제적 책임을 짊어지자"는 훈계조의 발언은 '시간은 중국편'이라는 시 주석의 이번 정상회담에 임하는 시각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서는 현재 코로나19 확산, 통화 팽창, 인플레이션, 채무 등 문제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국이 국내적 어려움을 밖으로 돌리기 위해서 중국과 대화에 나섰다고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미 백악관은 비슷한 시각에 베이징과 달리, 두 정상의 모두 발언과 인사말을 대화체로 소개했다. 바이든의 발언분량이 더 많았는데 실제로 바이든이 시진핑보다 더 많은 모두발언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

바이든은 "중국과 미국의 지도자로서 우리의 책임은 의도한 것이든 의도하지 않은 것이든 양국간의 경쟁이 충돌로 번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며 "이는 단순하고 간단한 경쟁일 뿐(Just simple, straightforward competition)"이라고 말했다.

바이든은 또 "상식적인 가이드레일(commonsense guardrails)을 세울 것"과 "모든 나라들이 동일한 규칙(the same rules of the road)을 따라야 한다"는 점을 거론하며 "오늘 우리는 인권, 경제,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의 보장과 같은 관심분야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예고했다.

인권과 무역 그리고 자유로운 인도-태평양의 보장은 하나같이 중국이 껄끄럽게 여기는 의제들이다. 하지만 바이든은 예고한 대로 실제로 이런 문제를 회담에서 제기했다.

회담 이후에 백악관이 낸 보도자료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첨예한 갈등 사안인 대만, 인권 문제 등을 제기했다.

백악관은 보도자료에서 우선 "두 정상이 경쟁을 책임감 있게 관리하는 일의 중요성에 관해 논의했다"면서 "관심이 일치하는 분야는 물론 이해가 서로 갈리는 분야도 논의했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이어 바이든 대통령이 신장과 티베트, 홍콩에서 중국공산당의 관행은 물론 더 광범위한 인권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고, 중국의 불공정한 무역과 경제 관행으로부터 미국 노동자와 산업을 보호할 필요성을 분명히 밝혔다고 강조했다.

또한 바이든 대통령은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의 중요성을 논의했고, 이 지역의 번영에 있어 항해와 항공의 자유에 대해서도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백악관은 "두 정상은 북한, 아프가니스탄, 이란을 포함한 주요 지역 문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으나 제3국의 문제라는 점을 감안해서인지 더 이상의 설명은 하지 않았다.

회담 소식을 전하면서 미국과 중국의 시각이 극명하게 갈린 부분은 미∙중의 핵심 갈등 사안인 타이완(대만) 문제였다.

중국 관영 중앙텔레비전(CCTV)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이 회담에서 "미국은 '하나의 중국' 정책을 장기적으로 일관되게 시행해왔고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에 연합뉴스가 "바이든 '하나의 중국 일관…대만독립 지지안해'"라는 제목으로 1보를 날리고,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 등 일부 외신들도 긴급뉴스로 CCTV 보도를 전했다.

CCTV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이같이 말하고 "대만해협과 지역의 평화와 안정 유지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백악관 보도자료에는 바이든 대통령이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는 내용이 없다. 백악관 보도자료에는 대만 문제에 대한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이 이렇게 언급돼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만에 대해 미국은 대만관계법, 3개 공동선언, 6개 보장에 따라(by the Taiwan Relations Act, the three Joint Communiques, and the Six Assurances) '하나의 중국' 정책에 전념하고 있으며, 미국은 현상을 바꾸거나 대만해협 전체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to change the status quo or undermine peace and stability across the Taiwan Strait) 일방적인 노력에 강력히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1979년 중국을 공식 승인하며 중화민국(대만)과의 외교관계를 단절함에 따라 전통적인 우방인 대만과의 제한적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대만관계법'을 제정해 대(對)대만 무기수출과 전술 제공, 미국 내 대만 자산에 관한 문제 등을 규정했다. 국제법이 아닌 국내법임에도 외국(대만)의 방위를 보장하는 내용을 담은 이례적인 경우였다.

미국은 또한 1982년 레이건 대통령 시절 중국과의 8.17 공동성명 직전에 '6개 보장'을 발표해 대만을 안심시켰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미국은 대만에 대한 무기수출에 관해 기한을 정하지 않는다 △미국은 대만에 대한 무기수출에 있어 중국과 사전협상을 진행하지 않을 것이다 △미국은 대만해협 양안 간의 중재자 역할을 담당하지 않는다 △미국은 '대만관계법'을 수정하지 않는다 △미국은 대만의 주권에 대한 일관된 입장을 변경하지 않는다 △미국은 대만으로 하여금 중국과 협상하도록 강요하지 않는다

'6개 보장'은 '대만관계법'과 함께 미국의 대중국 정책의 기준이 되고 있다.

이에 중국은 미국에 이 법안과 '6개 보장'의 폐지를 강력하게 요구해 왔다. 대외적으로 '하나의 중국' 정책을 지지하는 미국이 대만과의 관계를 규정한 국내법과 '6개 보장'을 유지하는 것은 사실상 '두 개의 중국'을 인정하는 기만적인 조치라는 것이다.

이에 비추어 바이든 대통령이 '대만관계법'과 '6개 보장'을 언급하며 "현상을 바꾸거나 대만해협 전체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일방적인 노력에 강력히 반대한다"고 하면서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발언했을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중국 측이 바이든이 언급한 '현상을 바꾸거나 평화안정을 해치는 일방적인 노력(unilateral efforts)'을 '대만의 독립 시도' 쪽으로 받아들였다면, 이는 바보가 아니라면 관영매체를 이용한 의도적인 '언론 플레이'일 가능성이 크다.

어쩌면 이 같은 혼선은 백악관이 미중 정상회담 관련 합의문이나 공동성명을 없을 것이라고 회담의 기대 수준을 낮췄을 때부터 예고된 것인지도 모른다.

UPI뉴스 / 김당 대기자 dangk@upinews.kr

[저작권자ⓒ U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글자크기
  • +
  • -
  • 인쇄

핫이슈

+